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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 연하장, 정말 이슬람국가에 보내면 반송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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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국내에 종교적 문제로 국제우편이 반송된 사례는 없어
2007년 돼지해 대만 우체국, '돼지우표' 이슬람권에 보내지말라 당부
이슬람교에선 돼지 이름조차 언급 피해...'검은 것'이라 부를 뿐


(사진=우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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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이른바 '황금돼지해'라 불리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12간지(干支) 문화가 통용되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돼지 그림이 그려진 연하장과 우표가 발행,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 연하장에 돼지그림이 붙어있다보니, 인도네시아나 중동국가 등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들에도 돼지그림이 그려진 연하장이나 우표가 붙은 편지를 발송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슬람교에서 돼지는 부정한 동물로 알려져 이슬람교인에게 돼지그림이 그려진 엽서나 우표를 보낼 경우 도리어 실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우편물 자체가 취급되지 않아 반송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종교문제로 공식 반송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이해 돼지모습이 담긴 연하우표 2종 67만2000장이 발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이보다 앞서 지난해 8월, 암수 돼지 한쌍과 새끼 3마리가 그려진 기해년 기념우표를 발행한다고 도안을 발표, 산아제한 폐지를 시사하기도 하면서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중·일 3국 뿐만 아니라 12간지 문화가 남아있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에서는 올해 돼지띠 해를 맞아 돼지모습이 담긴 연하장과 우표 등이 발행, 판매되고 있다.

2007년 기해년에 이어 황금돼지해 마케팅 열풍이 불면서 금색 돼지 모양을 도안으로 한 상품들도 인기다. 돼지는 동아시아 전역에서 전통적으로 다산과 부의 상징으로 여겨져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돼지꿈을 꾸면 복권에 당첨된다고 하거나 행운을 갖게 된다는 미신도 남아있을 정도로 돼지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편이다. 최근에는 러시아에서도 12간지 문화가 일부 전파되면서 애완용 돼지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할랄 인증마크가 된 음식점의 모습. 이슬람교인들은 율법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할랄(HALAL), 금기시되는 음식은 하람(Haram)으로 불리며 돼지고기는 대표적인 하람 식품이다.하람식품의 경우 해당 식품 자체는 물론 가공된 음식이나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도 금기시된다.(사진=연합뉴스)

할랄 인증마크가 된 음식점의 모습. 이슬람교인들은 율법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할랄(HALAL), 금기시되는 음식은 하람(Haram)으로 불리며 돼지고기는 대표적인 하람 식품이다.하람식품의 경우 해당 식품 자체는 물론 가공된 음식이나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도 금기시된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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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돼지를 금기시하는 이슬람권 국가에 연하장을 보낼 때는 주의가 요구된다. 돼지를 극도로 터부시하는 이슬람교인들 입장에서는 돼지그림이 그려진 연하장이나 우표를 보내는 것이 오히려 실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정해년(丁亥年) 돼지띠 해에는 대만의 우정사업본부인 중화우정(中華郵政)에서 이슬람권 국가에 편지나 소포를 보낼 때 돼지그림이 그려진 우표을 사용하지 말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 주민들이 많이 사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는 황금돼지해와 관련된 마케팅이나 상품판매 등이 금지되기도 한다.

이는 이슬람교와 유태교 등 중동지역에서 태동한 종교들에서 돼지를 '부정한 동물'이라 하여 몹시 터부시하기 때문이다. 이슬람교인들은 돼지를 언급하는 것조차 피해 보통 '검은 것'이라고 지칭한다 알려져있다. 돼지고기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금기시되는 '하람(Haram)' 음식으로 돼지고기를 가공한 음식, 화장품 등도 모두 금기시된다. 이와 함께 돼지모양의 그림이나 돼지고기 자체를 보는 것도 상당히 터부시된다. 이로 인해 이슬람교 사원인 모스크에서 돼지 사체를 투척하는 '테러'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해 독일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는 돼지사체를 꽂은 말뚝이 세워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2015년 발생했으며, 2014년에는 호주 서부 퍼스의 모스크에 돼지사체가 투척돼 국제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슬람권 국가들에서 공식적으로 돼지그림이 그려진 우편물이나 우표가 붙은 우편물을 공식적으로 반송했다는 사례는 아직까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돼지그림 도안 등 문화적인 부분으로 반송을 했다는 사례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해당 국가들로부터 그런 도안이 그려진 우편물을 취급처리 하지 않겠다는 공문도 받은 적이 없다"며 "실제 종교적, 문화적 문제로 인해 국제우편물을 반송한다고 해도 해당 나라 우체국에서 직접적으로 그것을 반송사유로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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