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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아니고 알바잖아요”…‘조선일보 손녀’는 어느 곳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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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카페·유치원·어린이집 등 아이 모인 곳에서 빈번한 ‘어린 甲질’
초중고 학부모 등쌀에 교권 추락…교사 무시하는 학생 점점 늘어나

“선생님 아니고 알바잖아요”…‘조선일보 손녀’는 어느 곳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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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조선일보 사주 일가의 손녀가 운전기사에게 폭언과 인격 모독을 일삼은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공개되자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가 사퇴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어린 갑질’이 일부 계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 문제의 한 단면일 뿐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방 대표의 초등학생 딸 방모(10)양이 운전기사 김모(57)씨에게 폭언을 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파일에서 방양은 운전기사에게 “내 차야 아저씨” “돈 벌거면 똑바로 벌어, 아저씨처럼 바보같이 사는 사람 없거든” 등 어린아이의 수준을 넘는 막말을 퍼부었다. 이런 방양의 막말은 인격이 채 형성되기도 전인 어린아이가 50대 운전기사에게 던진 모욕적인 언행들이라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직 종사자 등을 상대로 갑질과 막말을 던지는 어린아이가 비단 방양에 국한된 게 아니라고 관련업계는 전한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자주 찾는 키즈카페부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교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어린 갑질’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는 추세다.

실제로 인천의 한 키즈카페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고준일(26)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실내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에게 주의를 줬다가 ‘어차피 알바면서 왜 그러냐’는 대답을 들은 것.
고씨는 “어린 아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에 너무 놀라 순간 아무 대처도 못했다”면서 “심지어는 ‘잘리고 싶냐’라는 말을 하는 아이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씨는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 아르바이트생들을 하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이 그런 모습을 보고 배운 건지 부모를 믿고 직원을 무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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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학부모들이 기간제나 시간강사를 경시하는 분위기가 퍼지며 학생들조차 이들 교사를 무시하는 일이 발생한다. 서울 A고등학교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는 P씨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떠들든 자든 신경 안쓰려 한다”며 “심하게 떠들던 학생을 지도했던 동료 강사는 ‘교육청에 신고해서 잘라버리겠다’는 학생의 폭언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더욱이 부모들의 성화에 못 이겨 학생들에 대한 체벌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오히려 교사들에게 대들거나 갑질을 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학생들의 비행이 교사들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 교권이 바닥에 떨어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교육의 실패라고 지적한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학습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모방과 관찰”이라며 “누군가의 행동이나 말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이들의 특성인데, 그 아이의 행동은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이나 사회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갑질’은 엄연한 교육의 실패이며, 그런 행동을 하는 아이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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