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 동종 재범률 32.3%
음주운전은 44.7%
‘한 잔인데 어때’ 잘못된 생각
음주운전 사상자 비용 한해 7600억원
혈중알코올농도 0.05%→0.03% 낮추고
면허 취소 ‘삼진아웃’→2회면 OUT
“가정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 경찰 강력 대응
음주운전 3회 적발 시 면허를 취소하는 일명 ‘삼진아웃제’를 2회로 줄이고, 차량 압수 기준을 강화하는 등 경찰이 음주운전에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선다.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음주운전 근절대책을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체형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성인 남성이 소주 1잔을 마신 뒤 1시간이 지난 경우에 측정되는 수치로 알려져 있다. 기존 기준인 0.05%가 소주 2~3잔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 잔만 마셔도 처벌한다’는 기조에 부합한다. 실제 일본의 경우 2002년 단속 기준을 0.03%로 낮추자 교통사고 사망사건이 4분의 1로 줄어들기도 했다.
또 현행 3회 음주운전 시 면허가 취소되는 ‘삼진아웃제’를 2회 위반 시 면허 취소로 변경하고, 특히 위험성이 매우 높은 고속도로 음주운전은 1회 위반 시 면허 취소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에 나선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정지 시에는 ‘착한운전 마일리지’ 사용을 제한하고, 의무교육 이수 시 면허정지 일수를 감경하는 제도도 음주운전만큼은 예외로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경찰은 이번 대책 발표와 함께 음주사고가 잦은 30개 관할 경찰서를 공개했다. 최근 3년간(2015~2017년) 음주사고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서울 강남경찰서로 879건에 달했다. 이어 경기도 평택경찰서(837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820건) 등 순이었다.
해당 경찰서들의 관할 지역들은 음주운전이 발생할만한 특성을 갖추고 있다. 국내 최대의 번화가이자 유흥가인 강남역은 말할 것도 없고, 경기도 평택의 경우 도농복합지역으로 여전히 술에 대한 관대한 문화가 남아 있는데다 유흥가도 발달돼 있다. 수원남부경찰서의 관할 지역에는 경기지역 최대 유흥가인 인계동과 영통이 소재해 있다.
경찰은 다음 달부터 내년 1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전국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하는 한편, 매주 금요일에는 전국 동시집중단속을 실시한다. 음주사고 다발지역인 유흥가·식당·유원지 등과 자동차 전용도로 진출입로 등에서 20~30분 단위로 단속 장소를 옮기는 ‘스폿이동’식 단속을 펼친다.
음주운전의 폐해는 최근 부산 해운대에서 음주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윤창호씨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술에 관대한 문화로 인해 음주운전 재범률은 마약사범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마약사범의 동종전과 재범률은 32.3%인데 비해 음주운전은 44.7%에 달했다. 도로교통공단은 2016년 한 해 음주사고로 인한 사상자 비용이 7662억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기도 했다.
음주운전이 사실상 ‘살인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응은 여느 때보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음주 운전자에게는 실제 강력한 처벌과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한순간에 한 개인은 물론 가정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면서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음주운전 특별단속 및 처벌강화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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