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 늘 수록 금융안정 위협, 구조조정 나서야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버는 돈으로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이 여전히 3000개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이상 한계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장수 좀비기업도 900개를 넘어섰다.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좀비기업이 증가한다면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전체 외부감사 기업 2만2798개 중 13.7%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 열 곳 중에서 한 두 곳은 한계기업이라는 의미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으로 100% 미만인 기업이다. 영업이익으로 빌린돈의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장수하는 한계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942개로 2014년 828개 대비 3년 만에 100개 이상 증가했다.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5년 이상 한계기업인 상태로 망하지 않고 버티는 회사를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전체 한계기업 중에서 30.3%를 차지하며 2014년 25.6% 대비 비중도 커졌다.
특히 장수 한계기업 942개 중에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한계기업인 상태로 버틴 회사도 393개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한계기업에 지정된 회사들 중에서 지난해 말 한계기업을 벗어난 회사는 40.1%에 불과했다. 나머지 31.4%는 계속 한계기업으로 지정됐고 28.5%는 폐업 등으로 외감기업에서 제외됐다. 한계기업에 지정되는 회사들 중에 회생가능성을 보이는 회사는 40% 정도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특히 한계기업에 지정된 기간이 길어질 수록 회생가능성은 낮아졌다. 2010년에서 2013년 한계기업 중 이자보상비율이 100% 이상으로 상승한 기업의 비중을 살펴보면 1년 후에는 18.8%를 기록했지만 4년 후에는 1.2%로 급격히 하락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기업의 정상화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들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대부분 영세한 기업이었다. 이들 기업중 자산규모가 500억원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영세한 기업이 630개로 비율로 따지면 66.9%였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 비중이 78.6%로 주로 부동산과 스포츠레저, 사업서비스 업체들이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장기존속 한계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아 관련 리스크가 제한적"이라면서도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이 계속 증가할 경우 자금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할 뿐 아니라 위기시 해당 기업의 부실로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생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기관은 부실우려기업 대출 건전성 관리 및 담보 위주의 여신평가 관행 개선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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