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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50 ①] 한국 축구를 위해 그들이 러시아에 뜬다 '코치 어벤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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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그란데 축구대표팀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토니 그란데 축구대표팀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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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코치 어벤져스".
축구팬들은 우리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한 스페인 출신 토니 그란데(71), 하비에르 미냐노(51), 가르시아 에르난데스(64) 코치를 두고 이렇게 부른다. 영화 '어벤져스'에서 지구를 구하는 영웅들처럼 코치들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구해주기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어벤져스' 영웅들의 능력이 화려하듯, 세 코치들은 경력과 실력으로 중무장했다. 코치들은 스페인 프로축구 강호 레알 마드리드에서 코치 생활을 했고 그란데, 미냐노는 세계 정상권에서 경쟁하는 스페인 축구대표팀에서 일했다.
남은 50일. 코치들이 강팀들에서 쌓인 DNA가 대표팀에 이식 된다면 월드컵에서 반전과 기적도 가능하다.

그란데와 미냐노 코치는 지난해 11월부터 우리 대표팀에서 일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3월 가장 늦게 왔다. 각자의 분야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란데는 수석코치, 미냐노는 그란데 코치와 함께 전술을 짜고 운영하며 선수들의 체력도 관리한다. 에르난데스는 전력 분석과 경기 중 관중석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월드컵 상대국들의 전력과 특징 등을 전달해줄 것이다.
이미 코치들의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기복이 있지만 대표팀의 경기력도 나아지고 있다. 그란데 코치는 "좋은 경기도 있었고 부진했던 경기도 있었다"며 팀은 곧 안정감을 찾을 것이다. 이후에는 밸런스를 유지하고 기복 없는 경기를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코치의 영입 효과가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때는 지난해 11월 콜롬비아(2-1승), 세르비아(1-1무)와 한 두 경기였다. 우리 대표팀은 이전에 부진한 모습을 털어내고 내용과 결과 모두를 잡았다. 지난 3월에도 우리 대표팀은 북아일랜드(1-2패), 폴란드(2-3패)에 졌지만 수비 집중력에서 문제를 드러냈을 뿐 경기를 풀어가는 흐름과 공격은 좋았다.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경기해야 한다. 쉽지 않은 조편성이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상대를 흔들 수 있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그란데 코치가 이를 맡아서 준비하고 있다.

축구대표팀 코치진 [사진=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코치진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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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페인에서 "늙은 여우"로 불린다. 경기 분석력이 탁월하고 상대의 약점을 잘 찾는다. 상대팀의 주축선수를 막을 선수를 찾아내는 일도 잘한다. 스페인축구협회가 발간하는 잡지 '세풋볼'에는 이에 대한 일화가 나온다.

2013년 6월27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 카스텔랑 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 경기였다. 그란데는 당시 스페인 대표팀 코치였다.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67)은 이탈리아의 공격수 안토니오 칸드레바(30ㆍ인터밀란)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고민하자 그란데 코치가 호르디 알바(28ㆍFC바르셀로나)를 추천했다. 알바의 출전이 확정되자 그는 알바에게 칸드레바의 특징과 약점을 알려줬다. 알바는 칸드레바를 꽁꽁 묶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이겼다.

그란데 코치는 지난해 10월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우리 대표팀 코치 면접을 볼 때도 면접관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하루 전 열린 한국과 러시아의 친선경기(한국 2-4패)를 분석한 뒤 경기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러시아 공격수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누가 그를 막아야 했는지 등을 짚었다. 면접관들이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고 한다.

무기는 노트북이다. 그란데 코치는 우리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개인 노트북을 챙겨왔다. 이 안에는 100개가 넘는 각국 대표팀 경기 영상과 선수별 특징이 담긴 자료들이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월드컵에서 우리가 상대한 대표팀들의 주요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쌓이고 있다. 그란데 코치는 "멕시코, 스웨덴 등 다른 팀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뛰는 경기들을 지켜보고 있다. 동시에 우리 팀도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대표팀에 4-4-2 전술이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도운 이도 그였다. 4-4-2는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주로 사용할 포메이션이다. 그란데 코치는 지난해 11월 간판 공격수 손흥민(26)을 살리는 등 대표팀의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신태용 감독과 의견을 공유하며 4-4-2 전술을 추천했다. 4-4-2는 그란데 코치가 스페인 대표팀에 있을 당시 자주 사용했던 전술로 기본과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 최근 득점력이 좋은 날개 공격수를 일선 공격수로 기용한 4-4-2가 유행하고 있는 현대축구의 흐름에도 적합했다. 또한 선수들에게 상대팀의 간판 선수들의 특징과 막을 수 있는 전략을 세밀하게 설명해줘 평가전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콜롬비아 축구스타 하메스 로드리게스(27)가 지난해 11월 우리 대표팀과 경기할 때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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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냐노 코치는 개별 훈련프로그램으로 대표 선수들을 웃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우리 대표팀은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훈련을 했지만 미냐노 코치가 합류한 이후에는 대표팀 소집 때 선수별로 맞춤형 체력훈련을 하도록 바뀌었다.

이에 대한 선수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럽에서 활약하며 장거리 비행을 해 컨디션 관리가 힘들었던 손흥민(26·토트넘 핫스퍼), 기성용(29·스완지시티) 등의 표정과 몸놀림이 달라졌다. 손흥민의 경우 대표팀 경기 후 소속팀에 돌아가면 경기력에 기복이 있었지만 미냐노 코치가 소속팀에서도 해야 할 훈련 등을 알려주고 관리해준 뒤로 소속팀에서도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미냐노 코치는 회복을 가장 강조한다. 훈련을 많이 하느냐의 문제 이상으로 얼마나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회복도 선수별로 맞춤형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미냐노 코치는 "앞으로도 선수들 간의 차이를 존중하며 본인의 사이클대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특히 월드컵 기간에는 선수들이 세 경기를 하면서 빠르게 회복하고 다시 경기에 나가 전력을 쏟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월드컵 경기는 치열하다. 이런 경기일수록 선수들의 몸상태가 좋아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냐노 코치는 "똑같은 양을 뛰더라도 효율적으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뛴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이제는 우리 선수들이 효율적으로 뛰고 그것이 경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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