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페북 끊기고 접속 안돼" 피해 호소
SK브로드밴드 "페이스북의 망 변경 때문"
해외사업자-국내기업 역차별 논란 번져
"글로벌 업체도 마땅한 망 사용료 내야"
지난 8월 페이스북은 특정 통신사업자의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통신사업자 망을 쓰는 가입자들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접속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작년 12월 당시 SK브로드밴드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에 접속할 때 서비스가 느려지거나 끊기는 문제를 겪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해당 문제에 대해 이미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같은 사태가 재발할 경우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이 일방적으로 접속 경로를 변경해서 통신망을 과부하시키고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했다. 페이스북의 행태는 트래픽을 일부러 일으켜 서버를 마비시키는 디도스와 다를 바가 없는 일이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한 제재가 내려져야 한다고 보는데 방통위는 어떤 입장인가"라고 물었다.
해당 논란은 통신망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간의 망 사용료 갈등에서 비롯됐다.
페이스북은 현재 KT·SK브로드밴드(SKB)·LG유플러스 중 KT에만 망 사용 비용을 내고 국내에 캐시 서버를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캐시 서버란 한국인이 많이 보는 페이스북 콘텐츠를 저장해, 국내 사용자가 외국 서버에 접속하지 않아도 빠르게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게 돕는 설비다. 캐시 서버는 국내 인터넷 전용망을 쓰는 시설인 만큼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이 업계의 관례다
그러나 이런 망 사용료를 페이스북 같은 콘텐츠 사업자(CP)가 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법규가 없다. 관행적으로 망 사업자와 CP와의 협상에 따른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는 매년 수십억∼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내는 만큼, 페이스북이 글로벌 CP로의 영향력을 내세워 망 사용료 면제를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날 김성태 의원도 "글로벌 업체들이 마땅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국내법을 적용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 기업이 외국기업에 비해 차별받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도 국내기업처럼 합당한 대가를 내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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