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갑작스러운 금품수수 의혹으로 취임 두 달여 만에 사퇴위기에 몰렸다. 이 대표가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당내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당 대표에서 내려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당장 사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금만 더 말미를 주셨으면 좋겠다. 당에 가진 저에 대한 충정은 꼭 믿어 달라. 당을 위한 결정을 꼭 내리겠다"며 "실체적인 진실을 100% 아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반드시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사퇴 의사를 시사하기는 했지만 당장 물러나는 것은 아니라 이를 둘러싼 당내 논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주말 이 대표의 거취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면서 "본인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옥 씨와 돈거래가 있었던 점, 명품을 그를 통해 구입했다고 하는 여러 가지 부분들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있었던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표의 사퇴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사퇴를 요구하기 보다는 스스로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파와 연대파, 자강파가 격론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강파의 좌장격인 이 대표가 물러난다면 통합파와 연대파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신임 대표를 선출할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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