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 총리는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영국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향후 3개월만 총리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당초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총리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투표 완료 직후에는 EU 탈퇴 진영에 참여했던 집권 보수당 소속 의원 84명이 캐머런 총리에게 "투표 결과에 상관없이 총리직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투표 결과가 브렉시트로 결정나자 책임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찬성파도 그의 사임을 종용했다. 브렉시트 진영을 이끈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는 브렉시트가 사실상 확정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캐머런 총리가 브렉시트를 이끌 수 있는 총리라고는 믿기 어렵다"며 "하루 빨리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의 뒤를 이을 후계자는 누가 될까. 블룸버그는 보수당 내 캐머런의 대표 후계자로 꼽히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의 입지가 이젠 불확실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캐머런 장관과 함께 'EU 잔류'를 지지했던 만큼 이번 결과로 인해 정치적 입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브렉시트 캠페인의 선봉에 서서 승리를 이끌어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그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텔레그래프는 "존슨 전 시장은 브렉시트 지지자 중 리더십 면에서 오스본 재무장관에 대적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며 "대중 정치인으로도 가장 사랑받는 포지션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도박업체 패디파워도 차기 보수당 당수로 가장 유력한 사람으로 존슨 전 시장을 꼽았다. 패디파워는 존슨 전 시장의 배당률을 11/8로 잡았다. 오스본 재무장관(12/1)이나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2/1),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6/1), 스티븐 크랩 전 웨일스 장관(20/1) 보다도 당수가 될 확률이 더 높다는 뜻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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