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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중에도 현장사수'…朴대통령 국빈방문 42조원 잭팟 결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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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에너지 등 합의·계약 체결
자금조달·유로화 결제시스템 구축 숙제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이민찬 기자]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경쟁력과 신뢰도가 이란에서 빛을 발했다. 371억달러(약 42조원)에 이르는 이란 인프라ㆍ에너지 프로젝트 수주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란ㆍ이라크 전쟁통에 공사를 마치고, 미국의 경제제재 때도 사업장을 유지하는 등 한국 건설사들이 40여년간 변함없이 보여준 뚝심이 페르시아 상인에게 통한 것이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 등 정부와 공공기관의 노력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박 대통령은 2일 오전(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사상 첫 정상회담을 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포괄적 경제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경제외교 사상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둠에 따라 '이란발 제2중동 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역경을 딛고 신뢰 얻어낸 성과물= 이번 '이란 잭팟'은 그동안 우리기업이 이란과 쌓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 이란과 국내 건설사가 인연을 맺은 것은 40여년 전. 대림산업이 1975년 이란 이스파한의 군용 시설 토목공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다 캉간 가스정제시설을 시공 중이던 1988년 이란ㆍ이라크 전쟁이 벌어져 외국인 철수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현장을 지키기로 결정했고, 이라크 공군기의 현장 폭격으로 현지 직원 등 10여명이 사망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현장을 사수하며 공사를 마쳤다. 위기는 또 있었다. 미국이 2010년 '포괄적 이란 제재법'과 2012년 '이란 위협 감소 및 시리아 인권법',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통해 이란의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ㆍ개발 등 상업활동을 제한한 것이다. 다른 기업들은 이란을 떠났지만 대림산업은 또 남았다. "이란을 떠나라"는 미국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GAO)의 압박에도 외교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공사를 이어간 것이다.

이 같은 한국기업들의 뚝심과 경쟁력이 이란 정부와 국민에게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미국의 제재로 한국 기업인의 이란 방문이 자유롭지 않았던 기간 동안 무려 30여차례 이란과 한국을 오가며 발주처를 만났다. 이 노력은 35억달러(약 3조9700억원) 규모의 '사우스파(South Pars)' 12단계 확장 공사를 따낸 원동력이 됐다.

이번 한ㆍ이란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토ㆍ교통ㆍ철도ㆍ수자원ㆍ에너지 등의 분야에 대한 업무협약(MOU)과 합의각서(MOA)가 체결됐다. 특히 대림산업의 경우 이란 교통인프라개발공사(CDTIC)와 53억달러 규모의 이스파한ㆍ아와즈 철도 건설사업(541㎞)에 대한 가계약을 맺었다.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에도 관계를 유지한 한국기업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 셈이다. 또 이란 정부는 현대로템에 경제 제재 기간에 협조해 준 데 대한 보상 차원에서 동력분산식(DMU) 철도 30량을 추가해 150량의 우선 공급권을 줬다.
공공기관의 수주 노력도 결실을 앞두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부셰르시 등 남부지역 스마트 물관리 사업(6000억원) ▲카룬2댐 수력발전 사업(6500억원) 등 2건의 MOU를 체결한다.

◆가계약을 본계약으로 끌어내야= 한ㆍ이란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업체들은 최대 52조원(약 456억달러)에 이르는 이란 인프라ㆍ에너지시장을 선점했다. 그러나 아직 축배를 들기는 이르다. 양국이 주요 사업을 두고 체결한 MOU, MOA, 가계약 등이 최종 계약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서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란 정부가 발주하는 주요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과제로 대규모 사업의 금융조달, 유로화 결제 시스템의 조기 구축, 펀딩 갭 해소 방안 모색 등이 꼽힌다. 가장 시급한 건 금융조달이다. 이란의 발주물량 대부분이 시공자가 금융을 동반해야 하는 프로젝트들이다. 오랜 경제 제재로 이란의 재정 여건이 악화한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약 250억달러의 대규모 금융패키지를 마련했으나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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