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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이]부모와 자식, 서로 바라는건 많지만 서로에 대해 아는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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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선택 둘러싸고 가치관 충돌 ↑
세대간 공감대 줄어…급변사회선 부모자식 갈등도 증폭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맹모삼천의 유지는 현대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대전(대치동 전세) 산다"는 유행어를 낳았다. 학원가 밀집 지역인 대치동으로 전세를 와서라도 자식 교육에 올인하는 중산층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헌신은 동양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본인을 타이거맘이라 규정하며 엄격한 자녀교육법의 당위성을 역설한 에이미 추아 미국 예일대 교수의 방식은 미국 내에서 반발과 지지를 동시에 받았다.

헬리콥터맘(자녀 주위를 맴돌며 모든 일에 관여하는 엄마)·잔디깎이부모(자녀 앞의 장애물을 모조리 없애주는 부모)라는 말이 생겨난 배경 역시 어엿한 시대상의 반영이다. 자녀가 커가는 데 부모의 역할과 책임이 어느 선까지인지는 시공간을 초월해 우리 모두가 골몰하는 주제인 셈이다.

성인이 된 자녀가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빚는 갈등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본인이 원하는 직업이 자녀에게 득이 될 것이라 여긴다. 그러나 업을 택하는 당사자 판단은 다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지난 수십년간 압축적인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세대간 공유하는 부분이 줄고 인식의 간극이 넓어졌다면 그 가능성은 더 커진다. 같은 가치관을 가진 줄 알았는데 사실 아니더라, 식의 부모 혹은 자식의 자기고백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레퍼토리다.

갈등이 일어나는 건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태나 현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이 다르기에, 서로 같은 생각을 한다고 여기지만 실상은 저마다 다른 처지에서 각자의 판단을 하고 충돌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가족을 '운명공동체'로 엮는 경향이 짙은 한국 고유의 특성이 버무려져 부모·자식간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기 쉽다.

선친 세대의 직업·직장환경이 현 세대에도 유지되며, 나아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데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지 않는다. 린다 그래튼 런던경영대학원 교수는 저서 <일의 미래>에서 "아버지의 직장생활을 통해 미래의 내 직장생활을 상상하기는 불가능하며 내 직장생활을 통해 두 아들의 직장생활을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무엇이 변하지 않고 유지될지 파악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당연하듯 여기는 직업, 직장의 모습도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향후 10년 내 새로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직종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한국고용정보원이 펴낸 <미래의 직업연구>를 보면, 얼굴표정이나 음성을 인식한 후 의도를 미리 파악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오감인식기술자나 인간을 대체하는 아바타를 개발하는 아바타 개발자와 같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에 따른 현상이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3D프린터를 활용한 인공장기조직개발자, 개인의 모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보관하고 재생해주는 기억대리인도 미래부상가능 직업군에 올라 있다. 이전까지의 패러다임으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직업들이다.

그래튼 교수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지난 여섯 세대는 가장 급속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면서 "변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적인 업무여건과 습관뿐이 아니라 산업화가 선조의 근로의식을 바꿔놓았듯 우리의 근로의식도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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