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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이]딸바보·아들바보서…'이 망할 자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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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 애증의 변주곡

아들 사도세자 뒤주에 가둬 죽인 영조
기대 어긋난 아들에 분노, 비극적 결말
선조·인조는 능력 뛰어난 아들 시기해
자신의 경쟁상대로 견제·배척하기도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아버지는 자식을 뒤주에 가뒀고 뒤주에 갇힌 아들은 결국 굶어죽었다. '비정한 아버지' 영조에 의해 죽음을 맞은 '비운의 세자' 사도세자의 이야기다. 아버지 영조와 사도세자의 관계는 부자 갈등의 가장 극단적인 끝을 보여주는 예다.
정통성 논란에 시달려야 했던 아버지 영조는 완벽한 왕이 되고자 했고 아들에게도 완벽한 왕의 길을 강요했다. 그러나 영조의 기대에 어긋난 아들 사도세자. 어긋난 부자의 관계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영조는 첫 아들 효장세자를 잃은 후 42세라는 늦은 나이에 얻은 사도세자를 더없이 귀히 여겼다. 그만큼 아들에게 거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사도세자는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으로 영조를 답답하게 만들었고 공부에도 흥미가 없어 학문에 정진하기를 바라는 영조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영조는 사도세자가 15세이던 1749년 대리청정을 맡기는 데 이때 사도세자에 대한 못마땅함이 극에 달했다. 영조는 못마땅함을 노골적으로 표현했고 세자를 심하게 꾸중하기 일쑤였다. 결국 아버지의 닥달에 지친 사도세자는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기 시작했고 20세를 넘기면서부터는 정신 이상 증세를 나타냈다. 아들에 대한 실망감은 증오심으로 변해갔고 영조는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인 비정한 아버지로 남고 말았다.

비극적인 이들 부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사도'의 이준익 감독은 부자관계에 대해 "아들이 어렸을 때는 너무 사랑스럽지만 크면서 경쟁 상대가 되기도 하고 기대를 져버렸을 때는 실망이 생기고 그게 증오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자간의 경쟁도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된다. 선조와 광해군, 인조와 소현세자가 그러했다. 선조와 인조는 왕인 자신보다 더 출중한 능력을 보이는 아들 광해군과 소현세자를 늘 견제했다. 선조는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도망 다니기에 바빴던 자신과 달리 전장에 나가 싸우며 신하와 백성들의 신임을 얻은 광해군을 질투했다. 심지어 세자였던 그를 제치고 어리디 어린 영창대군을 왕위에 올릴 생각까지도 했다. 자신보다 뛰어났던 아들에게 가졌던 선조의 애증은 결국 훗날 광해군을 비운의 왕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역시 전쟁을 겪으면서 무능한 왕으로 낙인 찍힌 인조 역시 자신보다 뛰어났던 아들 소현세자를 견제했다. 병자호란의 패배로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던 소현세자는 개혁적인 성향이 강해 조선으로 돌아와서는 아버지로부터 배척을 받았다. 소현세자는 아버지의 미움 속에 왕위에 오르지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 했다.

과거 왕권을 두고 거듭되던 부자간의 갈등은 현대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에서 별세한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은 현대사의 대표적인 부자 갈등의 예로 꼽힌다.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회장은 삼성의 후계자로 꼽혔지만 부친 이병철 창업주에 의해 무능하다는 이유로 경영에서 배제돼 동생인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긴 비운의 주인공이다.

효성그룹도 부자간 갈등의 골이 깊다.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는 형제를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등 아버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조 변호사는 효성그룹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그룹에서 쫓겨났다고 폭로하는 등 아버지와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을 빚고 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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