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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빅매물]18개 해외공사 계약서 쥔 월척…쌍용건설(6)

최종수정 2014.04.12 11:56 기사입력 2014.04.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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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만 잘 되면 현금 흐름 문제 없어
협력업체 지불할 채무만 3000억원…무너진 건설시장이 장애물
건설업계 대표 매물, 줄이은 시장 나온 건설사들 미래 점칠 표본

M&A 특별취재팀=조영신·박민규·배경환·김철현·이윤재·이창환·임철영 기자



쌍용건설이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개시를 받던 지난 1월9일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해외 출장중이었다. 회사의 존폐가 걸린 법정관리 개시를 앞두고 김 회장은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김 회장은 이날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의 마이클 림(Michael Lim) 회장 등 최고경영자들과 만났다. 김 회장의 요청으로 성사된 미팅에서 양측은 쌍용건설의 법정관리에도 불구, 계약을 해지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쌍용건설은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11억8000만달러(마리나해안 고속도로 482공구 및 도심지하철 921공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상태였다.

김 회장은 말레이시아로 이동, 현지 발주업체들에게 싱가포르 육상교통청과 똑같은 확약을 받은 후에 귀국했다. 수주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해외공사는 계약 해지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동안 김 회장과 쌍용건설이 해외 발주처를 상대로 쌓아온 신뢰가 계약 해지를 막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안도도 잠시. 쌍용건설은 상장폐지라는 또 다른 시련을 겪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일 쌍용건설에 대해 자본전액잠식 사유로 코스닥 시장에서의 퇴출을 결정했다.
쌍용건설의 상장폐지는 오는 11일 최종 결정된다. 지난 1993년 상장 후 21년 만에 증권시장에서 사라질 처지에 놓이게 됐다.

쌍용건설 고위 관계자는 "6월 법원에서 회생계획안 인가가 나오면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국내외 영업활동과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증시 상장은 자금조달 목적의 방법일 뿐 폐지로 인해 영업 활동에 제약 받을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M&A 시장에서 쌍용건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172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년인 2012년도 역시 167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6082억원이다.

여기에 쌍용건설이 전체 1400여개 협력업체에 지불해야 할 채무만 3000억원에 달한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부동산 침체의 상처가 깊은데다 향후 전망 또한 밝지 않은 것이 국내 건설업계의 현실이다.

건설업계 M&A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쌍용건설의 경우 현재 국내ㆍ외 현장이 비교적 수월하게 돌아가고 있고 소액주주도 많지 않아 증시 퇴출이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향후 인수업체가 초기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하고 수주공사 역시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 매입은 다소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쌍용건설의 지분은 채권단이 95%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액주주 보유지분은 2%다.

이와 달리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쌍용건설은 지난 1월 법정관리 속에서도 3조원에 달하는 18개 해외공사 모두 계약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일부 발주처는 현장에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공사비 지급 횟수를 월 2회로 늘리거나 성공적으로 완공할 경우 추가 인센티브까지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사만 제대로 진행되면 현금흐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M&A업계가 쌍용건설을 건설업계 M&A의 가늠자로 보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건설사 매물로는 규모가 가장 큰 쌍용건설의 M&A가 수월하게 진행돼야 건설회사에 대한 시선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M&A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M&A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파산된 벽산건설은 잇따른 M&A 실패로 퇴출 절차까지 밟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해 중동 카타르 투자자인 아키드컨소시엄의 M&A 추진으로 활로를 마련하는 듯 했지만 돌연 경영권 인수를 포기하며 수포로 돌아갔다.

LIG건설과 우림건설, 남광토건, 동양건설산업 등도 마찬가지다. LIG건설은 지난해 8월 경영권 매각을 위해 공개경쟁 입찰을 추진했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된 후 두 번째 M&A 시도마저 실패했다. 몸값을 600억원 후반대에서 500억원대로 낮췄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인수를 추진했던 3개 업체들의 자금조달 계획이 문제였다. 계획안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법원은 M&A에 제동을 걸었다.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업체 중에는 건설기업과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LIG건설 인수 후 건설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업체도 포함됐었다. 중견이긴 하지만 그룹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만 네 차례 입찰이 무산된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노웨이트 컨소시엄과 본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잔금 미납으로 M&A 실패 후 계속해서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3~4곳 업체에 경영권 매각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는 장담하기 힘들다. 지난달 말 진행한 변경회생계획안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가 추가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산되는 등 변수가 많은 상태다.

법정관리 중인 우림건설도 지난 2월에 시장에 나왔다. 채권단 등을 통해 현재 법원으로부터 인수합병을 통한 회생계획을 인가 받아냈다.

아직 인수합병 진행 초기단계인 만큼 인수후보 등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쌍용건설이나 LIG건설 등 비교적 몸집이 큰 물건이 빠져야 거론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남광토건도 6번째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M&A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나온 건설 매물이 쌓여있는 데다 이들 업체들이 돌리고 있는 공사도 당장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건설업종 자체가 매력이 떨어진 종목이 됐다"며 "쌍용건설이 건설업계 M&A 바로미터인 만큼 쌍용건설 M&A에 업계의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이 먼저 살아나야 M&A도 속전속결
-건설사 M&A 선결과제

건설사 M&A 활성화 방안으로 건설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꼽는다. 주택시장이 살아나야 건설업계 M&A가 속전속결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견 건설사들이 M&A 과정에서 실패를 거듭했던 것도 주택시장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 결여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A건설사 고위 관계자는 "M&A 시장에서 건설사가 가장 하위 카테고리로 밀려난 것도 경기 침체에다 대형사 위주로 재편된 시장에서 해당 매물이 더 이상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발을 같이 담근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일반 그룹사 매물과 달리 지배구조나 복잡한 지분율 계산이 필요 없는 매물 특성상 경쟁력은 가장 중요한 지표다. 대형사 위주로 재편된 시장에서 매물로 나온 중견사들의 매력이 떨어지는 배경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M&A 시장의 길을 터 줬지만 기업들의 관심을 끄는데 다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정부가 지난달 초 M&A 활성화를 위해 국내 사모펀드의 지분 인수(개별사업 부분 인수)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주로 주택사업 위주인 국내 중견건설사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먹거리 찾기가 수월한 대형사들의 실적 악화도 건설 매물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거래소의 지난해 실적 분석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큰 폭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연결기준 1조280억원의 영업적자로 적자 전환했다. 이어 GS건설이 9354억원으로 뒤를 이으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밖에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동부건설, 계룡건설 등이 영업이익 하위 20개사 명단에 포함됐다. 적자로 돌아선 기업 1~3위도 건설사가 휩쓸었다. 이들 대형사들의 부진이 M&A 투자 여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반등 요소도 적지 않다.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몸살을 앓았던 건설사들도 올해는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는 무난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위 8개 주요 건설사의 1분기 합산실적을 보면 매출 20조2000억원, 영업이익 5117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이라며 "정상적 수준은 아니지만 비교적 수익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호조세가 하위 업체들로 확산될 것인가다. M&A 건설매물 중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는 쌍용건설은 법정관리 속에서도 18개 사업장을 지켜내는 등 선방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건설사의 시장 점유율은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물로 나온 건설사 모두 연 수익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다"며 "자산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 규모를 줄인다 하더라도 매입하는 입장에서는 리스크 부담으로 선뜻 나서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 M&A 전문가 역시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지만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이들 건설사들의 적자구조가 전환되기 위해서는 초기 대규모 재정지원이 불가피해 M&A 시장에서의 건설 소식은 듣기 힘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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