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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빅매물]대형 화주에도 문호 열렸다…팬오션·대우로지스틱스(7)

최종수정 2014.04.12 11:55 기사입력 2014.04.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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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벌크선 강자' 몸값 7000억 추산…포스코·현대서 눈독
대우로지스틱스, 부채 1881%· 달하지만 인수비용 적은게 매력
정부, 대형화주 진입 제한 규제 풀어 대기업들 관심 쏠려

M&A 특별취재팀=조영신·박민규·배경환·김철현·이윤재·이창환·임철영 기자

정부가 지난달 초 내놓은 '인수합병(M&A) 활성화 대책'중 논란이 되고 있는 산업은 해운이다. 현행 해운법은 대형 화주가 자기화물 수송을 위해 해운사를 등록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대형 화주도 해운회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이번에 길을 터줬다.

예컨대 포스코나 현대자동차, 한국전력개발 등 대형 화주가 매물로 나와 있는 팬오션과 대우로지스틱스를 인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해운ㆍ물류 업체가 대형 화주의 하청업체로 전락하지 않고, '물류 활성화'라는 취지가 위협받지 않도록 자기 화물의 비중을 30% 이내로 제한하도록 했다.

경우에 따라선 국내 1∼2위 해운회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M&A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운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역시 팬오션(구 STX팬오션)이다.
팬오션은 벌크선 부문 국내 1위 업체다. 전체의 70%가 벌크선 사업부문이다. 팬오션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글로벌 경제 호황 덕에 2008년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10조2310억원, 6790억원으로 급성장했던 팬오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ㆍ물류 수요가 급감하면서 내림막 길을 걸었다.

2010년 5000포인트를 육박하던 벌크선운임지수(BDI)가 1000포인트 아래로 주저앉는 등 해운시황이 악화되면서 더 큰 시련을 겪게 된다.

지난해 11월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이 내려무엇보다 모그룹이었던 STX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팬오션은 깊은 바다속으로 재침몰했다. STX그룹 유동성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결국 간판을 내리고, 지난해 12월 '팬오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STX 그룹에서 완전히 분리해 독립기업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매출은 2조6912억원으로 5년전에 비해 4분의1 토막으로 줄었고, 1조909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팬오션의 몸값은 6000억~7000억원이다.

지난달 초 매각주관사가 선정됐고, 이르면 상반기 중에 새 주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팬오션은 여전히 벌크선부문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인 것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며 "대형 화주의 필요충분조건만 맞으면 매각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대책의 변화로 팬오션에 관심을 가질 기업이 늘어났다.

유력한 인수 기업으로 포스코와 현대글로비스가 꼽힌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원재료인 철광석을 수입하고, 완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자회사로 매력적인 먹잇감이다.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는 자동차 운반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벌크선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다. 수직계열화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특히 팬오션 인수시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을 한순간에 낮출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한전이 새 주인이 될 수도 있다. 한전은 풍부한 자금력과 석탄과 석유 물량을 거래하는 말그대로 큰 손이다. 2027년까지 화력발전소 18기 건설 계획이 있어 자체 수요도 충분하다. 다만 한전은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 중점관리대상 기관이라는 점이 약점이다.

팬오션과 함께 대형 화주들이 관심을 갖는 매물은 대우로지스틱스다. 대우로지스틱스는 팬오션에 비해 규모가 작아 인수 비용 등의 부담이 적다. 적은 자본으로 해운ㆍ물류 노하우를 손에 쥘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대우로지스틱스는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의 물류팀이 독립해 만들어졌다. 해운업과 물류업이 전체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해운부문에서는 주로 벌크선 영업을 하면서 포스코와 중국 룽화(Longhua)의 화물을 주로 실어나르고, 물류부문에서는 운송, 창고보관 등의 사업을 하면서 대우인터내셔널과 주로 거래해 왔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해 4331억원의 매출과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100억원을 웃도는 이자비용으로 인해 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1881%에 달한다.

현재 대주주는 '블루오션기업재무안정제1호' 사모펀드로 지분 73.3%를 갖고 있다. 사모펀드의 대주주는 정책금융공사이며, ㈜카무르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NH농협증권, 대우인터내셔널 등도 지분을 갖고 있다. 펀드 만기 일이 올 상반기다.

유력한 인수자로는 포스코가 꼽힌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대우로지스틱스 인수를 시도한 바 있지만 당시 해운법에 막혀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대우로지스틱스에 손을 뻗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현재 대우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국내 톱3 모두 경영위기…말뿐인 지원책에 불만도

국내 해운산업이 만신창이다. 국내 1위 해운선사인 한진해운의 경영권이 사실상 한진그룹으로 넘어갔고, 국내 2위 선사인 현대상선은 유동성 문제로 현대그룹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다.

국내 3위이자 벌크 1위 선사였던 STX팬오션은 지난해 11월 법원의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면서 팬오션으로 사명을 변경, 매물신세가 됐다. 한 때 동북아 해운산업을 호령하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망가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은 선박을 발주하기 때문에 조선업을 발전시키고 항만과 선박관리, 여객운송사업 등 바다와 관련된 각종 산업의 근간이 된다"며 "이같은 이유로 국가에서도 해운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금 과장된 표현을 쓰자면 국가 기간산업이 무너졌다고 할 만큼 국내 해운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해운산업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97%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국민경제를 뒷받침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며, 해운의 연간 수입은 400억달러에 달해 우리나라의 국제수지 개선에 이바지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해운업계는 정부의 해운산업 지원책에 대해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대통령 공약사항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백지화됐고, 5500억원 규모의 해운보증기금은 하반기에나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정부의 지원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인수합병(M&A) 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명하고 있다.

해운산업이 대기업집단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중인 해운사는 새 주인(대형 화주)을 만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대형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해운선사는 피해 아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형 해운회사 관계자는 "자금을 앞세운 대기업집단이 해운산업에 진입하게 되면 중소형 선사는 물론 대형 선사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며 "구조조정차원이라고 하지만 해운업계에선 그리 반갑지 않은 정책"이라고 했다.

대형 해운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해운산업 대책들 대부분이 실효성이 부족하거나 지연되고 있어 위기에 놓인 해운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이고 실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해운업계의 아쉬움에 대해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해운업계에서 정부의 지원대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부도 해운업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며, 해운업계에서 반대하는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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