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명문대학을 중심으로 한 ‘개방형 온라인 강좌(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s)’가 최근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에덱스에는 70만 명 이상이 수강하고 있고, 수강생 대부분이 미국 이외 지역 학생들이다. 한국과 중국, 홍콩,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 수강생들만 4만4000명에 이른다.
한편 코세라는 스탠포드 대학교의 컴퓨터 공학 교수인 앤드류 응과 다프네 콜러 교수가 지난해 4월 설립했다. 콜러 교수는 불과 25세에 스탠포드 교수가 돼 주목 받았던 인물이다. 비싼 등록금을 내지 못하거나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스탠포드, 프린스턴 등 미국의 유명 4개 대학 들이 참여했다. 필요 자금은 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이 1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시작은 4개 대학 43개 강좌였으나 1년 남짓 만에 62개 나라에서 70여 개 대학이 참여 해 300여 개가 넘는 과목이 개설됐다. 수강 학생 수는 300만 명에 달한다. 지금도 세계 톱 수준의 대학들이 속속 동참하고 있고 개설 과목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수업의 내용도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수시로 시험을 치고, 과제물을 제출하는가 하면 학생들간에 별도의 토론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리적 제약을 넘어 스터디 그룹들이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학문적 커뮤니티가 지구촌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또 수강능력만 되면 누구나 교육을 들을 수도 있다. 실제로 유다시티의 경우 수강생 연령층이 13세에서 80세까지 있다. 하버드 대학교 입학이 지원자의 6%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MOOC의 교육 시스템은 가히 획기적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들 온라인 교육 기관의 등장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불어 닥친 디지털 혁명이 교육분야에서 발현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MOOC가 앞으로 몰고 올 변화를 생각하면 경이롭기 까지 하다. 집에 앉아서 마이클 센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이들 강의는 거의 대부분 무료다. 반값 등록금 문제도 자연 해결된다. 가정 형편이 나빠도, 직장을 다녀 시간이 없어도 세계 유명 대학의 유명 교수들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원한다면 학위까지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1월에는 애리조나 주립대와 신시내티, 아칸소대 등 미국 국공립대학들이 MOOC에서 수강한 학생들이 이후 학교에 등록하고 등록금을 내면 학위를 주기로 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라파엘 레이프 MIT 총장은 이제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대신 시험을 친다든지 하는 윤리적인 문제부터, 모든 교육이 온라인화 한다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자본력이 약한 대학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어 보인다. 국내에서도 시도들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해 안타깝다.
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itb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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