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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상속분쟁, 이건희 회장 완승(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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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박나영 기자]故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차명주식 등 상속재산을 두고 벌어진 삼성가 법정 다툼에서 이건희 회장이 웃었다. 주장할 수 있는 기간도 지난데다, 앞서 주인을 바꾼 주식은 상속재산과 동일하지 않다는 이 회장 측 주장이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2부(부장판사 서창원)는 1일 장남 이맹희씨를 비롯한 형제들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건희 회장 및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청구한 각 17만 7732주, 21만 5054주에 대해선 주장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며 각하, 나머지 청구는 모두 “나머지 주식들은 상속재산이라거나 그에 비롯한 재산이라고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이맹희 측은 재판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이 몰래 숨겨온 재산이므로 주장할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이 없고, 차명주주 이름만 바꾼 주식의 진짜 주인은 이 회장이므로 상속대상 재산이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차명주식의 실제 주인을 확인하기 위해 삼성특검 자료가 증거로 제출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제척기간 도과는 물론 상속재산에서 비롯한 재산이라 볼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맹희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정다툼이 계속되며 이건희 회장이 “한 푼도 못 주겠다”는 심경을 밝히자, 형 이맹희씨 측이 “어린애 같은 발언”이라고 맞받거나 법정에서 “도둑놈 논리”라는 표현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격화되기도 했다.

이맹희씨는 지난해 2월 "선대 회장이 생전에 차명으로 맡긴 주식 등 재산을 이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고 이 회장 단독 명의로 변경한 만큼 상속분에 걸맞은 주식을 넘겨달라“며 이 회장을 상대로 7100억원대 소송을 냈다. 이어 누나 이숙희씨 등도 추가로 소송을 내는 등 재판을 진행할수록 소송은 덩치를 키워 지난달 변론이 종결될 무렵엔 4조 849억원짜리 소송이 됐다.

재판 결과를 접한 이 회장 측은 “사실관계로나 법리적으로나 매우 합당한 결과”라며 환영했다. 재판 진행 도중 격한 표현들이 오간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을 열심히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판결 이유를 살펴보고 의뢰인과 상의해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변론과정을 지켜보며 선대 회장의 유지 중엔 일가가 화합해 화목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뜻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며 “재판 결과를 떠나 원·피고 일가 모두 화합해서 함께 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소송 초반 법조계 일각에선 이번 소송이 삼성-CJ의 대리전이라는 시각도 제기됐었다. 때마침 지난해 초 불거진 삼성물산 직원들의 이재현 CJ회장 미행 사건도 이런 의혹에 힘을 실었다. 이재현 회장은 이맹희씨의 아들이다. 앞서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미행을 지시한 ‘윗선’은 밝혀내지 못한 채 연루된 직원 4명에 대해 벌금 10만원을 청구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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