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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웅철 부회장 "하이브리드車 '성취감' 넘어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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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단독 인터뷰]가솔린 하이브리드 상용화 이끈 양웅철 현대기아차 부회장
세계 첫 병렬형 방식 "도요타보다도 앞선다"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본부장(부회장)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본부장(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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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가솔린 하이브리드 자동차 상용화는 '완성했다'는 보람을 넘어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웅철 현대·기아자동차 부회장(연구개발담당)은 지난 29일 제주포럼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국내 최초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상용화에 대한 의미를 이 같이 밝혔다. 단순히 연비를 높인 친환경차의 탄생에서 그치지 않고 회사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달 초 K5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독자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들 차에는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기존 하이브리드차보다 모터가 작으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병렬형 하이브리드가 그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세계 최초 병렬형 하이브리드차를 상용화했다는 그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2008년부터 현대ㆍ기아차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진두지휘해왔는데, 세계 선진 메이커 누구도 성 공하지 못한 것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담겨 있었다.
"우리 하이브리드차는 하이브리드 기술의 최고라고 불리는 도요타보다도 앞선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선진기업들을 빠르게 따라가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설계부터 전자제어, 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국산화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셈이다.

"병렬형 하이브리드의 핵심은 클러치 접합기술인데, 1990년대 중반까지 포드, GM, 도요타 등 선진 기업들이 모두 달려들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한 회사는 다른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무거워졌어요. 그만큼 비효율이 있다는 것입니다. 고속도로에서 가솔린차보다도 연비가 좋지 않았고 치고 나가는 가속성이 떨어졌습니다"

병렬형 하이브리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클러치의 역할이 중요하다. 출발과 저속 주행에서는 엔진 클러치를 열어 전기모터로만 구동하고 가속을 위해서는 클러치를 붙여 엔진과 전기모터를 둘 다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경쟁사는 가솔린과 전기모터 변환을 위해 복잡한 구조를 사용했지만 현대차는 이를 단순화했다.

이 같은 성과를 위해 양 부회장은 3년간 하이브리드차 개발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상황이 잘 풀렸던 것은 아니다.

"내부에서도 독자개발에 대해 반대가 많았습니다. 도요타 등 경쟁사가 모든 것에서 앞서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개발한다는 것을 주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정몽구 회장이었다. 양 부회장은 "정 회장님의 추진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 부회장에 따르면 정 회장은 4년 전부터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역설했다. 현대ㆍ기아차가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차 완성이 필수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도요타가 내구성 좋은 회사에서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으로 인정받은 것도 하이브리드차 개발이라고 여겼다.

정 회장은 어느날 양 부회장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홍보비용의 몇분의 1만 써서 성공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있다.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3년전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에 회장님이 갑자기 모든 임원들을 연구소에 불러들였습니다. 그리고 개개인마다 '도와줄거냐' 고 물었습니다. 강력한 경영자가 지시하면 된다고 믿었습니다."

250여 명의 인력으로 하이브리드실을 구성하고 이 가운데 핵심기술인 클러치 접합 개발에 4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결국 개발에 성공했다.

"차 성능은 자신 있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현지 기자단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다들 깜짝 놀랐습니다. 반대하던 우리 임원들도 처음 차를 타보고는 '의외로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상용화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양 부회장은 하이브리드 품질 안정화와 대상 차종 확대를 꼽았다. 다만 차종을 급격히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는 "하이브리드차가 수익은 적은 반면, 투자는 많이 필요하다"면서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만 한다는 것은 고민일 수밖에 없다. 상위차종이나 SUV 등도 모두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양 부회장은 요즘도 품질 안정화를 위해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가끔씩 운전한다.

하이브리드 이외에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도 매진할 방침이다. 올 초 전기차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본부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개발팀을 하나로 합치기 도 했다.

수소연료전지차와 관련해 그는 "차 성능은 일정 수준에 도달했는데, 상용화를 위해 사회적인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소충전소 같은 인프라도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에는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을 방문해 수소연료전지차를 소개하기도 했다.



제주=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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