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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추가 금리인상 시사…한은 긴축 기조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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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 시사
한미 금리차 더 벌어지면 환율·자금유출 불안
한은, 긴축 유지하며 '동결·인상' 고심할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일(현지시간)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긴축 통화정책 기조도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Fed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린다면 한은도 환율 급등과 자금 유출 불안을 고려해 금리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경우 국내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은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가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인상 카드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美 추가 금리인상 시사…한은 긴축 기조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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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美 긴축 기조 상당 기간 지속 시사"

한은은 21일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른 국내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유 부총재는 "이번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연 5.25~5.50%)됐으나 올해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고 내년 말 정책금리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긴축 기조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Fed의 이번 금리 동결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최대 2%포인트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당장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환율도 주요국 대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주식·채권시장도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Fed가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만큼 향후 불확실성이 더 커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FOMC 결과와 관련해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금리가 아직 충분히 제약적인 영역에 도달했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고, 당분간 현재의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며 Fed가 사실상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평가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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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추가 인상 시 환율·자금 유출 불안↑

일반적으로 한미 금리 역전이 커지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커진다. 당장 환율이나 자금 유출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지만, 지난해 10월 원·달러 환율이 1444.2원까지 급등한 경험이 있고, 지난달에는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이 17억달러 순유출되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한 만큼 안심하기 힘들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대비 2.4원 오른 1332.5원에 개장한 이후 장 초반 1330원 중후반대까지 오르며 상승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한은은 앞으로 상당 기간 미 통화정책에 맞춰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 6명 모두 당분간 최종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95달러 안팎으로 크게 오른 것도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금통위 내에서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 많다. 지난달 24일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위원은 기준금리 3.5% 유지를 주장하면서도 "주요 지표가 물가의 하향 안정 및 금융 불균형 해소를 시사하는 수준인지를 면밀히 점검해 가면서 필요시 추가 금리 인상 등을 통해 정책 긴축의 강도를 조정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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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리면 성장 회복 타격…한은 고심

하지만 국내 경기와 금융 안정에 대한 불안이 여전히 남아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리기도 쉽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9일 발표한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은 1.5%로, 세계 평균(3.0%)은 물론, 장기 침체를 겪은 일본(1.8%)보다도 낮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상은 민간소비와 기업 투자를 위축시켜 성장을 더욱 더디게 할 수 있다.


한국은 다음 FOMC(11월) 이전에 금통위(10월)를 열기 때문에 일단 동결을 유지하고, 미국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Fed가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전망치를 기존보다 0.5%포인트 높였기 때문에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도 그만큼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원 모두 3.75% 가능성을 열어둔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갈 것"이라며 "성장세는 미국보다 약해도 목표치를 넘는 물가 상황, 가계부채 증가 등을 고려할 때 한은 역시 고금리 장기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더라도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한은이 따라서 금리를 올리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 불안이 다시 커질 경우에는 금리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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