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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앱'이 뭐길래, 머스크는 트위터를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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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부터 결제까지…中 위챗 극찬한 머스크
파랑새 대신 알파벳 'X' 달고 슈퍼앱 꿈꿔
亞와 달리 美 사용자 습관·규제 등 장애물 有
과거 저커버그 등 다른 실리콘밸리 CEO도 관심

"트위터는 말할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그리고 '모든 것의 앱(the everything app)' X의 가속화를 위해 'X 법인에 인수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의 회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모든 것의 애플리케이션(앱), 즉 슈퍼앱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트위터의 상징인 '파랑새'를 검은색 알파벳 'X'로 교체하면서 슈퍼앱으로의 전환에 발걸음을 내디뎠다.

트위터의 새로운 로고인 검은색 알파벳 'X' 앞에 서 있는 일론 머스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트위터의 새로운 로고인 검은색 알파벳 'X' 앞에 서 있는 일론 머스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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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슈퍼앱이 무엇이길래 머스크 회장은 440억달러(약 56조2000억원)를 투입해 사들인 영향력이 '세계 최강'인 SNS 트위터를 이렇게 흔들고 있는 걸까?

◆ "모든 것이 가능한 하나의 앱 만들라"…결제가 핵심

머스크 회장이 꿈꾸는 슈퍼앱은 사용자가 휴대폰에서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하나의 앱에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트위터가 단순히 소통하고 뉴스 등을 소비하는 채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을 즐기고 물건도 구매하는 등 결제가 가능하며, 메시지도 주고받는 식으로 모든 생활이 앱 하나에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트위터가 로고를 바꾼 직후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X는 앞으로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비디오, 오디오, 메시징, 은행 및 결제 분야의 경험을 계속해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가 급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에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머스크 회장의 슈퍼앱 구상 기반에는 돈이 있다. 트위터에서 돈이 돌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산업군을 하나의 앱에 넣어 사용자 기반을 대폭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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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머스크 회장은 트위터 인수 직후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제 분야에 혁신적인 기회가 있다"면서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나 송금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금을 하면서 거기에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머스크 회장은 로고 교체 이후 "몇 달 안에 우리는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금융계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카리노 CEO가 언급한 여러 서비스 중 금융 결제 서비스를 첫 번째로 언급해 그 의미를 더욱 강조했다. 이미 그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유료 서비스 모델을 도입하고 주식·가상화폐 거래 사이트 '이토로' 등과 협력하는 등 트위터에서 돈이 돌게끔 움직이기 시작했다.

◆ 中 위챗에 반한 머스크 "정말 좋은 앱"

이러한 머스크 회장의 슈퍼앱 구상은 중국의 위챗과 맞닿아 있다. 그는 트위터 인수전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5월 한 팟캐스트에 나와 "위챗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위챗이 실제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당신이 중국에 있다면 위챗 속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위챗) 트위터에 페이팔을 더하고 다른 것까지 추가한 것"이라며 "정말 좋은 앱이다. 그러한 것이 중국 밖에는 없다"고 극찬했다.

중국 텐센트가 소유하고 있는 위챗으로는 중국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 디지털 결제는 물론 음식 배달 주문, 항공편이나 병원 진료 예약까지 일상생활에서 이뤄지는 활동 대부분을 위챗에서 해결 가능하다. 구걸하는 거지마저도 위챗페이를 쓸 정도다. 사용자만 13억명에 달하는 위챗의 중국 내 위상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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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회장은 팟캐스트뿐 아니라 지난해 6월 인수 전 트위터 직원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회사가 10억명의 사용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위챗이나 중국 SNS 틱톡과 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위챗과 같은 슈퍼앱은 IT 업체로서는 모든 산업을 장악할 수 있는 꿈의 플랫폼 형태라 할 수 있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의 카카오톡과 일본의 라인도 슈퍼앱의 일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톡은 메신저 서비스로 시작해 송금이나 택시 호출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한 상태이고, 라인도 일본에서 메신저 시장 점유율 70%를 앞세워 라인페이 등을 구축하고 있다.

◆ "슈퍼앱 만들기 쉽지 않아"…장애물은 무엇?

다만 트위터가 슈퍼앱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챗, 카카오톡, 라인 등 슈퍼앱이 등장한 지역은 주로 아시아인데 트위터가 기반을 두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슈퍼앱 탄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여럿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선 미국과 유럽 이용자가 아시아와 달리 슈퍼앱을 원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의 앱에서 원스톱 결제 등이 이뤄지는 것을 원하기보다는 SNS와 메시징, 은행 플랫폼을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댄 프러드 옴므 플로리다 국제대 교수는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여러 서비스가 하나의 앱에 모여 있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며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에 익숙하다"며 "미국 고객들은 특정 회사에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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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에 사용하던 플랫폼에서 슈퍼앱으로 넘어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위챗이 처음 중국에 등장했던 2010년대 초반에는 스마트폰이 확산한 뒤 SNS나 온라인 커머셜 플랫폼 등이 이제 막 등장하던 시점이어서 기존 경쟁 업체와의 충돌이 크지 않아 슈퍼앱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개인정보 이슈 등이 불거지지 않았고 중국 정부가 온라인망 구축에 관심을 보일 때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위터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 다른 SNS와 경쟁을 해야 한다. 또 금융서비스 탑재를 위해선 카드, 월가의 은행과도 맞붙어야 하는 만큼 슈퍼앱을 구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트위터가 금융 서비스업을 시작하는 순간 SNS 사업보다 훨씬 많은 규제에 직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위터는 최근 몇 달씩 미국 주(州) 규제당국에 송금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라이선스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금융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출·송금 회사는 여러 주와 연방 기관의 감독을 받으며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된다"며 "콘텐츠를 조정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규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저커버그도 시도한 슈퍼앱 전환…머스크는 과연?

모든 기능을 총집합한 슈퍼앱이 곧 만능 플랫폼을 의미하는 만큼 머스크 회장 이전에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를 시도한 CEO가 여럿 있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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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2019년 블로그에 왓츠앱을 슈퍼앱으로 만들겠다며 "개인 서비스 종류"를 위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욕심을 드러낸 적 있다. 결제 시스템에도 관심을 보이며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를 2019년 개시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지난해 사업을 접게 됐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와 이반 슈피겔 스냅 CEO도 마찬가지로 슈퍼앱을 만들고 싶어했다. 코스로샤히 CEO는 도시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 우버 앱이 필수품이 되도록 만들고자 했으나 결과를 내지 못했다. 슈피겔 CEO는 머스크 회장처럼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위챗에 큰 관심을 보였고, 2017년에는 위챗의 모회사 텐센트로부터 투자받기도 했다.


머스크 회장이 트위터를 슈퍼앱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재블린스트래티지앤리서치의 제임스 웨스터 결제 연구 담당은 WSJ에 사용자들이 이 플랫폼에 돈을 맡겨도 된다고 믿게끔 만들어야 할 것이라면서 결국 트위터의 슈퍼앱 전환 성패 여부가 소비자들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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