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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제조업 "근로자 80%가 산재 대상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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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담 兆단위 늘어날 듯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정부가 자동차·조선·타이어 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산업재해로 추정하는 근골격계 질환 대상 범위를 대폭 늘리면서 기업 부담이 수 조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업종 종사자 10명 중 8명이 잠재적 대상자가 될 전망에서다. 특히 심각한 현장 혼란과 도덕적 해이 조장,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음에도 불구, 충분한 사회적 합의없이 졸속 추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일 고용노동부가 행정예고 한 ‘근골격계 질병 산재 인정기준 고시 개정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경영계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용부가 내놓은 고시 개정안은 특정한 업종·직종에서 일정 기간 근무기간을 채운 노동자가 고용부가 정한 상병에 대해 산재로 신청할 경우 이를 업무상의 질병으로 인정하는 ‘추정의 원칙’을 도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문제는 새 인정기준이 뚜렷한 의학적 근거가 없이 설정돼 산재 대상자만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선·자동차·타이어 업종 등 평균 근속연수가 높은 기업의 경우 종사자 상당수가 추정의 원칙 적용대상에 해당된다. 실제 경총이 조사한 한 기업의 사례를 보면 전체 생산직 근로자의 50.4%가 회전근개파열 조건을 충족했다. 수근관 증후군은 41.0%, 추간판탈출증은 36.9%가 조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증상질환자가 대거 산재를 신청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단 지적도 제기된다. 경총이 인용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초음파 및 자기공명영상(MRI) 결과 회전근개질환이 발생한 사람 중 통증이 없는 무증상 질환자의 비율은 50%를 넘어섰다. 무증상질환자의 경우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과잉진단 및 불필요한 시술·수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일반적 판단임을 고려할 때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단 설명이다.


경총은 "고시 개정안 통과 시 해당 사업장의 생산직 근로자 70~80%가 추정의 원칙 적용대상에 포함돼 무분별한 산재 승인과 도덕적 해이 문제가 확산될 수 있다"면서 "이는 기업의 작업환경 개선 의욕을 저하시키는 한편 정부의 사업장 제재 반복으로 이어져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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