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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현장에서 잡는다

최종수정 2020.09.26 08:00 기사입력 2020.09.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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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치명적인 햄버거병
현장에서 독소 검출하는 기술 개발
햄버거병 외에도 다양한 질병 검출 가능

'햄버거병' 현장에서 잡는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다진 고기를 제대로 익히지 않거나 오염된 칼과 도마로 조리한 야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햄버거병을 현장에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햄버거병을 일으키는 균의 독소를 찾아내는 장치로, 연구진은 상용화 시점을 3~4년 뒤로 예상했다.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햄버거병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햄버거병 병원균의 독소를 잡아낸다
'햄버거병' 현장에서 잡는다

이무승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소속 박사의 연구팀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질환)을 유발하는 장출혈성대장균에서 분비되는 핵심 독소인 시가독소(독성 단백질) 고감도 검출기술을 개발했다. 휴대하기 편리하며 미세한 시가독소도 검출할 수 있는 장치다.

이 장치는 시가독소가 지질수용체 표면에 있는 경우 형광 분자가 달라붙어 빛을 내는데 이를 감지해 LCD 화면에 표시해주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반대로, 시가독소 특이적 수용체가 없는 경우 형광 분자가 달라붙지 않아 아무것도 검출되지 않는다.


특히 이 장치는 110 pM의 낮은 형광 감도를 검출할 수 있고, 2 pg/μl의 낮은 농도의 시가독소도 측정할 수 있다. 컴퓨터나 추가장치 없이 단독으로 배터리 전원으로 작동하며 배터리를 제외한 전체 크기는 약 17×13×9㎤에 불과하다. 무게는 770g 정도로 휴대하기 적당한 크기다.


기존에는 시가독소를 검출하기 위해 RCR기반 진단기기나 항원-항체 시험법을 활용했다. 이 기술들은 숙련된 기술자들이 오랜 기간 전처리 해야 하는 방법으로, 현장에서 고감도의 검출을 하기에는 버거운 방법들이었다.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햄버거병
'햄버거병' 현장에서 잡는다

이 장치가 상용화 되면 현장에서 신속하게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3~4년 뒤에는 이 장치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용혈성 요독증후군은 여름철 자주 발생하는 제1군 법정 감염병인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출혈성 장염)의 합병증이다. 1982년 미국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에게서 HUS 질환이 처음 집단 발병하면서 '햄버거병'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질환은 5~9세 이하의 유아·어린이들에게 집중된 법정감염질환으로 현재로서는 완치 가능한 치료법이나 저해제 등이 개발돼 있지 않다. 감염되는 혈액 투석에 평생 의지할 수밖에 없다.


연구책임자인 이무승·구치완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우리 실생활 먹거리나 많은 농식품 재료에 오염될 수 있는 시가독소생산 대장균, 리스티리아, 살모넬라 등에 의한 감염체를 오류없이 검출하는 휴대형 검출기기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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