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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요기요, 게 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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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주자 총공세…격전지 된 배달앱 시장

배민·요기요, 게 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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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이 격전지가 됐다. 일상이 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부쩍 늘어 배달 수요가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사용자를 확보하려는 후발 주자들이 공세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대폭 낮춘 공공 배달 앱들도 잇따라 출격 채비를 마치고 있다. 이에 시장을 선점한 앱을 중심으로 견고하던 시장 구도에도 균열이 생겼다.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등 1, 2위 앱들은 쫓기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변화가 연내 이뤄질 기업결합심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속내가 복잡해졌다.


17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올해 8월 배달 앱 전체 사용자 수(MAU)는 25% 증가했다. 하루 평균 3500만 모바일 기기의 17억 데이터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기반해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8월 1058만4651명에서 올해 8월 1322만1554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자리한 1년 새 264만명이 새롭게 배달 앱을 사용하게 됐다.

◆배달 앱 시장 구도 균열 = 눈길을 끄는 것은 배민, 요기요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배민은 같은 기간 사용자가 828만명에서 1066만명으로 늘며 전체 증가세에 준하는 사용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배민을 인수하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성과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요기요의 사용자 증가율는 11%에 그쳤고 배달통은 오히려 역성장해 절반 이상 사용자를 내주며 3위권에서 밀려났다. 빈자리는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의 후발 주자가 채우고 있다. 쿠팡이츠는 세 배 이상 사용자가 늘며 시장 3위로 올라섰고 위메프오도 7배 가까이 증가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배민을 인수하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시장 점유율이 90% 이상으로 절대적이지만 경쟁이 심화되면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미국에서도 2017년까지만 해도 '그럽허브'가 55%의 시장 점유율로 1위였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3월 기준 28%로 밀려났다. 반면 '도어대시'는 같은 기간 13%에서 42%까지 점유율이 치솟아 1위 사업자로 급부상했다. 경쟁 격화로 초기 선점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경남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음식배달서비스 시장은 여러 사업자가 음식 배달 앱을 이용하는 것이 용이하고, 쿠폰 발행 및 마케팅 상황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배달 앱을 이용하는 '멀티호밍'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후발 주자 추격 거세 = 후발 주자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졌다. 우선 쿠팡이츠가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경기권 공략을 시작했다. 더구나 쿠팡이츠는 한 번에 3~4건의 주문을 처리하는 '합배송' 방식이 아닌 1개의 주문에 1명의 라이더만을 배정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돼 합배송을 못하는 라이더들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배달 수수료도 올려 잡고 있다. 그 만큼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위메프오는 입점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을 줄여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18일부터 주 8800원의 정액제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부가세 포함 5.5%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입점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증가할 수 있어 대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위메프오는 이 같은 수수료 정책으로 입점 업소가 늘고 자연스럽게 이용 고객 수도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재욱 위메프 O2O실 실장은 "배달 서비스 특성상 파트너사들이 상대적으로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많다"며 "중장기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배달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공 배달 앱 총공세= 지방자치단체들도 소상공인을 위한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공공 배달 앱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서울시가 이끄는 공공 배달 앱 '제로배달 유니온'(이하 유니온)이 16일 서비스를 오픈했다. 유니온에는 16개 민간 배달 플랫폼이 참여한다. 띵동, 먹깨비, 부르심제로, 서울애배달, 놀러와요 시장, 맘마먹자, 로마켓 등 7개 앱이 이날 서비스를 시작했고 나머지 9개는 11월에 합류한다. 0∼2% 수준의 수수료에 입점비도 없고 서울사랑상품권 결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는 서울사랑상품권을 구매하면서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이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업체는 최대 3%인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를 0.5%로 낮출 수 있다.


경기도에서도 오는 10월 화성, 오산, 파주 3개 시ㆍ군을 시작으로 공공 배달 앱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광고비 없이 중개수수료는 2%, 외부 결제 수수료는 1.2~2.5% 수준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경북, 충북, 춘천시 등도 공공 배달 앱 관련 예산을 배정하고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후발 주자들의 약진이 배민의 기업결합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제 시장 지형이 바뀌는 데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앱들이 배민, 요기요와 경쟁 구도를 갖추기에는 사용자 격차가 아직 크다"며 "쿠팡이나 위메프 등은 배달 앱이 주력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투자를 지속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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