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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한해 23.4兆 수익 '미다스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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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국부펀드 목표 이룰것"
G20정상회의 유치 일등공신
자타공인 '국제금융전문가'
작년 투자수익만 23조4000억
2035년 자산규모 2.5배로 확대

[사람人]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한해 23.4兆 수익 '미다스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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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작년 한 해 투자수익으로만 23조4000억원을 낸 기업이 있다. 삼성전자의 순이익 21조7400억원을 넘는 규모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서 외화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 얘기다. 국가의 외환보유액을 위탁 운용하기 때문에 '국부펀드'로도 불린다.


2005년 설립된 KIC는 초창기 운용자산이 10억달러 수준에 그쳤지만 불과 15년만에 1573억달러(182조원)로 불어났다. 누적투자수익은 492억달러(57조원)에 이른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 아부다비투자청 등에 이어 세계 14번째 자산 규모다.

당초 동북아 금융허브를 지향했던 KIC의 목표는 이제 세계 10대 국부펀드로 높아졌다. 이 과정의 중심에는 취임 2년4개월 동안 묵묵한 리더십으로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를 현실로 이끌고 있는 최희남 사장이 있다. 최 사장은 배문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29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재무부 시절부터 주로 국제금융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세계은행(WB) 상임이사,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등을 거치면서 경험과 실력을 두루 갖춘 국제금융전문가로 거듭났다.


특히 굵직한 국제금융 관련 업무를 주도해왔다. 외환 위기때는 IMF의 구제금융 협상에 참여했고, 2010년에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유치를 성사시키는데 일등 공신이란 평가를 받았다. G20 정상회의 개최 확정 후에는 G20위원회 의제총괄국장을 맡아 의장국 의제로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발굴하고 논의 진행에 주력했다. 관가에 있을 당시 정책당국자의 입장이었던 그는 KIC에서는 정책이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공부 중이다.


최 사장은 취임사에서 "KIC 운용자산을 2000억달러까지 키워 세계 10대 국부펀드로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취임 후 운용자산 규모와 수익률을 높이는데 주력하면서 그의 발언은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임기 2년 차인 지난해에는 15.39%의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 KIC는 운용자산 182조원, 투자수익 23조4000억원의 성과를 올렸다. 미ㆍ중 무역전쟁 격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수많은 시장 불안정 요인들 속에서 이뤄낸 결과다.

하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역대급 충격이 찾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 확산)과 이에 따른 기업 실적 둔화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 보다 커진 상황이라는 것이 최 사장의 진단이다. 그는 예측이 불가능해진 시대가 왔지만 '위기 속에는 반드시 기회가 있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대혼란 속에서도 꺼져가는 성장 불씨를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이 조선시대 청백리였던 오리(梧里) 이원익 선생의 좌우명 '지행상방 분복하비(志行上方 分福下比)'를 늘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문구는 '뜻과 행실은 늘 위로 향하고 타고난 분수와 복은 늘 아래와 비교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상은 높되, 현실은 냉철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최 사장의 원칙이다.


최 사장의 철학은 KIC 조직 운영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그는 연초 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윈스턴 처칠의 '연은 순풍이 아니라 역풍에서 가장 높이난다'란 말을 인용, "올해 우리 앞에 놓인 길도 매서운 역풍을 헤치고 가야할 가능성이 높지만 KIC의 저력은 위기 순간에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며 위기를 다른 시각에서 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최근 KIC 출범 15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로마 군사들이 달리기를 멈추자 로마제국도 멈췄다'는 과거 교훈처럼 그동안의 KIC 발전에만 안주해 매너리즘에 빠졌다가는 지속적인 국부 창출의 사명감을 잊게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35년까지 KIC의 자산 규모를 현재 2.5배 수준인 4000억달러(480조원)로 늘릴 계획이다. 최 사장은 이를 위해 장기 수익성을 증진하고 국내 금융산업 발전 지원과 책임경영을 구현하겠다는 3대 전략를 제시했다. 이미 전략적 자산배분과 함께 주식ㆍ대체투자 등 자산군별 투자역량 강화를 위한 자산배분 전담조직(자산배분실) 신설을 마쳤다. 또 대내외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에도 역점을 둘 예정이다.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협업도 확대한다. 그간 해외투자를 통해 쌓은 노하우와 투자 네트워크를 다른 공공기금과 공유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규모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이 최 사장의 생각이다. 굴리는 자금이 크면 클수록 양질의 투자 기회는 물론 수수료 비용도 낮출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재부와 한은 등 기존 위탁기관으로부터의 추가 위탁과 함께 각종 공제회 등을 신규 위탁기관으로 유치하는 작업을 병행한다.


대체 투자기회 발굴을 위해 올 3분기에 미국 본토에 사무소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북미 서부지역에서 현지 벤처회사와 기술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대체투자 전초기지를 만들기로 했다. 현지의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우량 투자기회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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