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해고 금지 등 고용 안정" VS 使 "기업 살리기가 최우선"
"勞使 현재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 부족…양보·타협 필요"
내년 최저임금 논의 요원…한국노총 "노사정 합의가 우선"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2차 노사정 대표자회의가 분명한 입장 차를 보이며 한 시간이 채 안 돼 끝났다. 노동계는 해고 금지와 고용 안정망을 요구했고 경영계는 기업 살리기가 우선이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정부는 이른 시일 내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나 노사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이 같은 이유에서 매년 이맘때면 시작된 이듬해 최저임금 논의는 첫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27일 정부와 노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에 시작된 2차 노사정 대표자회의는 노사 간 공방이 이어지다 결국 산회했다. 다음 회의는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표자회의는 매주 평균 2회 진행할 계획"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이고 일정 및 논의 내용 자체가 비공개라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입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서 기업을 지원하는 절충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앞서 토론회를 열고 각자가 마련한 요구안을 공개했다. 민주노총은 노사정이 고용률 등을 지표로 삼아 '고용 총량 유지 목표'를 설정하고 대통령은 해고 금지를 위한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노총도 고용 유지를 위해 정부가 해고 금지를 권고하고 사용자 단체는 회원사에 해고 금지 지침을 내릴 것을 제시했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해고금지법'의 입법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경영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또 위기 국면에서 고용 유지는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노동계의 임금 인상 요구 자제 등 양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사정 대화라는 게 위기를 극복하자고 이뤄지는 것인데 노사가 현재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며 "지금은 노사가 각자의 요구사항을 제시하기보다 양쪽의 입장에서 양보하고 타협해 대국적 차원에서 크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 대립 구도 속에서 키를 쥔 정부도 현재 상황이 얼마나 위기인지 어떻게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이런 기회로 노사가 숙원 사업을 해결하는 데 정부가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일 첫 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노사정은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각자의 입장만 고집한다면 작은 결실도 거둘 수 없을 것"이라며 "각자의 입장에 서서 다름을 인정하고 때로는 절제와 인내의 미덕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매년 5월이면 시작된 이듬해 최저임금 논의는 '깜깜무소식'이다. 한국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려면 노사정 합의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위원으로 누가 들어갈지도 결정을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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