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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위기의 유통산업, 규제보다 공생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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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성 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동덕여대 교수)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동덕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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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e커머스의 성장속도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비중이 같아지고 조만간 온라인 유통 매출액은 오프라인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5조 4410억원으로 전년월 대비 16.9% 증가했다. 이에 반해 오프라인 매출은 5조 4450억원으로 17.6%가 감소하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각각 40.3%, 13.8% 급감하였고 해외 명품매출도 전년대비 19.4%나 줄어 들었다.


바이러스의 감염공포로 인한 비대면 소비와 경험은 이제 편의성을 넘어 국민들의 생활 관습으로 고착화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구조조정이란 조정국면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온ㆍ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경계가 무너지고 '옴니채널'(omni channel)로 갈 수 밖에 없다. 2014년 롯데 신동빈회장이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강조한 '옴니 채널'이 변혁의 대세가 된 것이다. 온-오프라인 두 강점을 모두 활용하는 옴니 채널이 한국유통산업의 지속성장을 이끌 전략적 키워드가 될 것이다.

온라인 업체들도 자만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소비유통의 50%가 온라인 매출로 변화되는 이 시점에 온라인업체들은 새벽배송을 이어갈 배송인력과 자동화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나 카톡같은 대형 포탈업체들과 소셜커머스사들의 이커머스 시장으로의 진출이 확대일로에 있다. 게다가 롯데와 신세계 그리고 홈플러스의 새로운 반격도 예상된다. 예를 들면 쿠팡은 과연 7천억에 가까운 적자를 줄이고 투자를 지속하며 성장의 가도를 달릴 수 있을까?


유통업계는 이제 새로운 경쟁전략으로 소비자의 마음에 다가서지 못한다면 구조조정에 이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최고의 가성비를 충족해 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글로벌 소싱능력이 최우선 지속성장의 전제가 될 것이다. 새벽배송 등 당일 배송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학습경험을 충족시켜줄 더 빠른 저비용 배송시스템도 개발하여야 한다. 전기 자율자동차와 드론을 이용한 배송시스템을 유통시장내 적용시키기 위한 실험과 투자여력도 생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미디어기술 즉 확장현실(XR)이 초실감형 유통업태로 가까운 장래에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혼합현실(MR) 기술로 무장된 가상의 백화점과 마트가 생겨나고 소비자들은 이제 헤드셋형 안경을 쓰고 가상공간에서 쇼핑을 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테이터 분석기술, 5G 통신기술. 3D 입체 사진기술 등 4차산업혁명의 신기술은 유통산업을 새롭게 변혁시켜 나갈 것이다. 제조산업이 유통산업의 일부를 접수할지도 모른다. 제조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논스톱 소비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가까운 시간안에 유통산업의 기회가 위기로 올 수 있다는 절박한 현실을 언급하는 것이다.

대형유통업체와 소상공인 간의 갈등, 그로 인한 규제는 더 큰 문제다.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의 생존은 정부와 국회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그러나 이를 대형유통업체의 규제로 해결해서는 안된다. 쇼핑몰 건립을 제한하고 대형 유통업체의 영업시간을 더 줄이고 영업시간외 배송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커머스 소비가 전체 소비유통의 50%를 넘어서고 디지털 혁신기술이 경쟁의 본질이 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 과거의 규제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


방법은 새로운 변화에 걸맞는 대형유통업체와 소상공인 간의 상호의 존재를 인정하고 활용하는 공생생태계를 정립하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재차 우리를 공격하고 온라인 학습, 재택근무는 되풀이 될 것이다. 대ㆍ중소 유통업체와 소상공인들이 각자의 생존과 성장이 가능한 공생비지니스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우리 유통산업은 공멸할 수 있다. 심지어 대형 글로벌 유통업체에 의해 한국유통시장이 장악될 수도 있다. 힘과 숫자에 이끌려 혁신과 편의성이란 실상을 포기하고 성장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 서있는 우리 유통업체가 기술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규제로 인해 성장기회를 놓친다면 우리 유통업체는 글로벌 대형업체와의 경쟁에서 영원히 뒤처지게 될 것이다. 일본과 대만, 유럽과 미국에는 소상공인과 대형유통업체 간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공생비지니스를 창조하기 위해 아이디어 플렛폼을 만들고 산학연정간 총력을 기울인다면 규제를 넘는 창의적 성과가 분명 나타날 것이다. 우리 모두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크고 세고 화려한 기업도, 작고 약하고 소박한 가게도 중요한 것은 함께 끝까지 공생하며 살아 남는 것이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동덕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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