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 폐렴, 전염성 거의 없지만"…오리무중 발병 원인

국내 첫 의심환자…감기약 처방 받았다가 5일 뒤 폐렴 확인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확산 중인 원인불명 폐렴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국내 첫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당초 이 환자는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그로부터 5일 뒤 원인불명 폐렴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 이처럼 5일간의 공백이 생긴 데 대해 보건당국은 "잠복기를 거쳐 폐렴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9일 "X선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다가 하루 만에도 폐렴이 확인될 수 있다"며 "감기나 목이 붓는 증상 등은 잠복기 때 나타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중인 중국 국적의 여성 A(36)씨는 지난달 13~17일 직장동료 1명과 회사 업무차 우한을 방문했다. A씨는 25일까지 국내에서 근무하다 26~30일 중국 샤먼시로 출장을 다녀왔다. A씨는 귀국 다음 날인 31일부터 기침과 목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 이달 2~3일 경기 오산시의 한 병원에 내원했다. 당시 X선 검사에서 특별한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고, A씨는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이후 6일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자 같은 병원에 다음 날인 7일 재내원해 폐렴 진단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중국 등에서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발견되지 않은 데다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가운데 감염자가 없는 것을 토대로 접촉자 관리를 환자의 동거인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실제로 A씨와 우한을 방문했던 직장동료 1명은 관련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과장은 "A씨의 동거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며 "A씨가 동거가족 없이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회사 동료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접촉자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폐렴의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우한에서 원인불명의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지난 5일 기준 59명으로 집계됐다. 박 과장은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중국에서도 원인을 알아내지 못한 만큼 원인체 규명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퇴원 시점은 미정이다. 박 과장은 "A씨가 현재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증상이 사라진 후 48시간이 지나야 퇴원 가능한데 상태가 거의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폐렴 판정을 받기 전까지 어떤 증상을 보였는지 등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박 과장은 "A씨가 어떤 사람들과 접촉했고 중국에선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