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 "韓기업들, AI 분야 초협력 하자"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에게 인공지능(AI) 분야 초협력을 제안했다. 업종간 경계를 허무는 AI 분야 합종연행으로 신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의 사명을 변경해 'ICT복합기업'으로서 정체성을 세우겠다는 탈(脫)통신 전략도 제시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 가전 전시회 'CES 2020'에 참석한 박정호 사장은 "AI 분야에서 대한민국 ICT 기업간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면서 "국내 주요 기업간 AI 분야 협력을 전격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사장은 이날 가진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과 미팅에서도 AI 분야 초협력을 제안했고 고동진 사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대한민국 주요 ICT 기업들에게 협력하자고 제안하는 바이며, 앞으로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잘 디자인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 글로벌 빅 플레이어들과 협력을 맺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올해 CES에서도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만나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반 클라우드 사업 논의를 진행했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도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박정호 사장은 올해 무선사업(MNO)과 미디어, 보안, 커머스의 ICT 산업을 양대 성장 엔진으로 삼는 ‘듀얼OS’ 경영 체제 도입해 SKT 기업가치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ICT 사업 비전으로 ▲유료가입자 1000만의 종합 미디어 회사 ▲연 매출 1조 클럽 넘어선 ICT 융합보안 회사 ▲국내외 협력 통한 커머스 업계 게임 체인저를 제시했다. 박정호 사장은 "SK텔레콤은 이제부터 시장에서 통신회사가 아닌 ‘ICT 복합기업’으로 재평가 받을 것"이라면서 "이미 SKT 매출의 40%가 New ICT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SK군의 기업 정체성에 걸맞게 SKT 사명 변경을 고민하기 시작할 때가 됐다"고도 강조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