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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갈등' 소용돌이…갈라지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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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약산 발언 논란, 전광훈 한기총 회장 시국성명 입방아…"문재인은 빨갱이" 차명진 다시 막말 논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각종 경제 지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이념 갈등'의 소용돌이가 정치권을 휘감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사회통합의 기둥이 돼야 할 주체들이 이념 논쟁의 불씨를 살리는 모습이다. 6일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도 결과적으로 갈등의 씨앗이 됐다.


문 대통령은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설명과 함께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약산에 대한 언급은 진보와 보수 진영의 이념 갈등을 부추긴 촉매제가 돼 버렸다.

항일 무장독립운동을 이끈 상징적인 인물인 약산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일제가 가장 두려워하며 최고액의 현상금을 내걸었던 독립영웅 김원봉이 친일경찰 노덕술에게 뺨을 맞는 굴욕을 당하고 쫓기듯 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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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약산의 월북 경력을 고려할 때 현충일에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한에서 장관급을 지내고 6·25 훈장까지 받은 사람이 국군의 뿌리면 인민군이나 국군의 구별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을 거론한 행위는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손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6·25로 희생된 장병이 안장된 곳에서 그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국민이 묵념하고 있는 자리에서 김일성으로부터 6·25 훈장을 받은 사람을 모범으로 인정했다"면서 "대통령이 국민 통합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종교계 쪽에서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정치적 발언이 나오는 상황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은 지난 5일 시국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정권은 그들이 추구하는 주체사상을 종교적 신념의 경지로 만들어 청와대를 점령했다"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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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교인의 정치적인 신념이 반영된 성명서라고는 하지만 종교계 수장의 주장이라는 점에서 파문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종교계와 정치권에서는 전광훈 목사의 행동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전 목사가 꿈꾸는 국가가 신정국가인 것도 문제지만 그 국가가 예수님과의 뜻과는 전혀 다른 증오와 편견으로 가득한 지옥도에 가깝다는 점에서 몸서리를 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임원 및 회원 교단장 비상대책위원회' 김인기 목사도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 목사가 지난 4개월 동안 한기총 대표회장의 직권을 이용해서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한기총 회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실현시켜서 자신이 추구하는 극단적인 정치 집단으로 만들어 왔다"고 주장했다.


이념 발언은 자극적인 내용 만큼이나 정치적인 파급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의 행동은 주목할 대목이다.


차 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 약산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내가 더 이상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나? 한국당 뭐하냐? 이게 탄핵 대상 아니고 뭐냐? 우선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4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전략적으로 이념 논쟁을 자극하는 막말을 이어간다는 시선도 있다. 자극적인 주장을 하면 관심이 집중되고 정치인의 인지도 효과를 증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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