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 후 혈액 기본 성분 줄거나 태아 성장 지연…방사성 세슘을 먹이로부터 섭취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福島)현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후쿠시마에 사는 야생원숭이 성체의 골수에서 혈액의 기본 성분이 줄거나 태아 성장이 지연됐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보고됐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조사에 나선 것은 도호쿠대학의 후쿠모토 마나부(福本學) 명예교수(방사선병리학)가 이끄는 연구진이다.
연구진은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반경 40㎞ 안에 있는 미나미소마(南相馬)시와 나미에마치(浪江町)에서 사고 후 포살된 성체 야생원숭이 18마리의 골수 성분을 조사해 다른 지역 원숭이들과 비교했다.
한편 일본수의생명과학대학의 하야마노 신이치(羽山伸一) 교수(야생동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후쿠시마 시당국이 개체 수를 조정하기 위해 2008~2016년 포살한 야생원숭이 가운데 임신 중이었던 개체들의 태아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진은 원전 사고 전후의 총 62마리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사고 후 태아는 사고 전 태아보다 머리 크기가 작고 몸 전체의 성장이 지연돼 있었다. 그러나 사고 전후 어미 원숭이들의 영양상태에는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사고 이후 어미 원숭이의 방사선 피폭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하야마노 교수는 "원숭이들이 숲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먹이를 먹고 피폭 선량이 높은 지면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해 피폭량은 사람보다 엄청나게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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