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짜오" 베트남, 이재용ㆍ최태원 달려간 이유 있다

베트남 하노이 시내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며칠 사이를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최태원 SK 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하고 경제협력 방안을 찾았다. 베트남은 경쟁력 있는 인력 상황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특히 경제성장률이 가파른 나라다. 인구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젊은 층은 경제 큰 손으로 활동 중이다. 그만큼 베트남의 중요성은 우리 기업에 크다.

지난 8일 최 회장은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베트남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와 환경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미 지난해 11월 응웬 총리와 첫 면담을 갖고 베트남의 미래 성장전략과 연계한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후 SK는 지난 9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미화 4억7000만달러(한화 약 5300억원)에 매입했다.

최태원 SK회장이 8일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등 폭넓은 주제와 관련한 면담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1년 만에 재회한 응웬 총리에게 "첫 만남 이후 마산그룹 투자를 시작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 증진을 추진 중"이라며 "공기업 민영화 참여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응웬 총리는 "이렇게 매년 만나는 해외기업 총수는 최태원 회장 뿐일 정도로 SK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ICT, 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의 독보적 역량을 보유한 SK와의 민관협력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30일 응웬 총리를 만났다. 그는 "삼성이 많은 나라에 투자했지만, 베트남처럼 기업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해결해주는 나라는 많지 않다"면서 "베트남에 대한 장기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응웬 총리는 "삼성이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우호적인 조건을 계속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베트남 총리 면담 (하노이=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다섯번째)이 3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면담하고 있다. 이날 베트남을 방문한 이 부회장은 푹 총리를 예방하고 31일부터 이틀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현지 공장과 R&D센터를 둘러볼 예정이다. 2018.10.30 [VNA=연합뉴스] youngkyu@yna.co.kr(끝)

우리 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현지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기인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6.8%로 전 세계(3.6%), 아세안(5.2%), 한국(3.0%)에 비해 높다. 올해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경제를 이끌면서 6.7% 안팎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베트남의 지난해 전체 수출(2137억7000만달러)에서 FDI 기업의 비중은 72.6%에 달한다.

'도이머이' 세대를 추축으로 소비도 증가하고 있어 우리나라 수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 도이머이(쇄신) 세대는 1986년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목표로 베트남이 1986년 수립한 도이머이 정책 시기에 태어난 20~30대 인구를 뜻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베트남 내 만 20~34세 인구 수는 약 2500만명으로 전체 인구 가운데 약 26%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은 2014년 한국의 상위 6번째 수출국이었으나 2015년과 2016년 싱가포르와 일본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지난해는 홍콩을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로 급부상했다.

삼성만해도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베트남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으며 13만6000여명을 고용하며 경제에 일조하고 있다. 브랜드 및 국가 홍보는 덤이다. 이같이 베트남과 한국이 가까워지면서 양국 경제 교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20년 미국을 추월해 한국의 2대 수출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트남 근로자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