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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 어떻게 탄생했을까…윤영달의 경영에세이 "과자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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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 어떻게 탄생했을까…윤영달의 경영에세이 "과자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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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메세나이자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과자인 ‘죠리퐁’의 발명가이기도 한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이 자전적 성격의 경영에세이를 출간했다.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의 출판 브랜드인 지에이북스가 출간한 ‘과자는 마음이다-윤영달 크라운해태를 그리다’에는 윤 회장이 죠리퐁과 버터와플과 같은 인기 과자를 개발한 이야기는 물론 IMF 구제금융 시절 파산의 위기를 크로스마케팅 기법을 통해 이겨낸 과정이 생생히 수록됐다.

‘과자는 마음이다’를 통해 윤 회장은 2005년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은 해태제과 인수 과정의 막전 막후의 비화를 털어놨다.

1998년 말 한국을 강타한 금융위기로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하자 윤 회장은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경영권 포기 각서를 쓰면서 ‘법정화의’를 신청한다. 이후 채권자들과 거래처들의 압박 속에서 크라운제과의 서울 묵동 공장을 매각하는 등 자산을 정리하고 230여 개에 달하던 품목을 70개로 선별하며 경영 효율화를 추진한다. 여기에 크로스마케팅 경영 기법을 도입해 회사를 정상화 시킨다.
윤 회장이 직접 명명한 경영 기법인 크로스마케팅은 크라운제과가 신제품을 양산할 수 없는 경영 환경에서 탄생한 혁신적인 전략이다. 이는 실제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대만의 제과 업체들의 인기 상품을 크라운제과의 브랜드로 한국에 출시하고 반대로 크라운제과의 인기 제품을 대만 시장에 소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크로스마케팅을 통해 절체 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막대한 이익을 창출한 윤 회장은 2005년 해태제과 인수를 성사시킨다.

매출액 규모만 크라운제과의 3배인 ‘고래’를 삼킬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윤 회장은 "이제는 큰 회사가 작은 회사를 인수 합병하는 것이 아니라 빠른 조직이 느린 조직을 흡수하는 시대”라고 단언한다. 크로스마케팅을 통해 축적한 자본과 군인공제회를 투자자로 참여한 것도 해태제과 인수를 가능케 한 요인이었다.
윤영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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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크라운제과의 경영 위기와 해태제과 인수 과정을 거치면서 윤 회장이 발견한 것은 예술이 가진 치유의 힘이었다. 크라운제과가 법정 화의에 들어가면서 경영자로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산등반에 나섰던 윤 회장은 산자락에서 대금 소리를 듣고 억울함과 분노로 타오르던 자신의 내면이 정화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대금을 배우기 시작한 윤 회장은 국악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조각과 시 분야에 걸쳐서 두루 관심을 넓히게 된다. 그는 이를 자신만의 취미로 국한 시키지 않고 크라운해태제과 전 직원들의 창조적 본능을 일깨우는 방법으로 예술경영을 본격적으로 시도한다.

윤 회장은 국내 최초의 민간 국악단인 ‘락음국악단’을 창단하고 한국 최고의 국악 명인들로 구성된 ‘양주 풍류악회’를 결성한다. 또 2004년부터는 매년 국악 공연인 ‘창신제’를 개최하고 있다. 크라운해태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메세나로서 기왕이면 예술 각 분야에서 소외되고 있는 예술 장르를 지원하려고 마음먹은 그가 미술 분야에서 선택한 것은 ‘조각’이었다.

"과자 역시도 조형 예술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 저자는 조각가들이 마음 놓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아틀리에를 경기도 양주 아트밸리 내에 조성하고 직원들이 조각의 기본 원리를 터득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크라운해태 직원들은 2014년 1월 경기도 양주 아트밸리 일원에서 개최된 ‘양주눈꽃축제’에서 1000여 개에 달하는 눈조각을 선보였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1~2회에 걸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여름밤의 눈조각전’을 개최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 서울 한복판에서 크라운해태제과 직원들이 직접 만든 눈조각을 감상하는 사회 공헌 활동을 폈다. 야외 조각 전시회인 ‘견생·보면 생명이 생긴다’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등 전국의 공공기관 및 공원과 병원 등에서 순회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서울 인근의 골프장 부지로 꼽히던 서울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대에 100만평에 달하는 크라운제과 연수원 부지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아트밸리’로 조성해 모든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것도 윤 회장의 의지였다.

윤 회장은 "과자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규정한다. 경영자인 자신을 포함해 과자를 만드는 크라운해태 임직원들이 ‘과자에 예술적 감성과 정성을 담을 줄 아는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의 저서 ‘과자는 마음이다’에는 "직원이 아티스트가 되면 그들이 만드는 제품이 바로 예술이 된다”는 이러한 윤영달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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