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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블라디보스토크의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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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블라디보스토크의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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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산업부 김혜원 기자] 최근 난생 처음 방문한 러시아의 극동도시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보다는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사소할 수 있는 몇 가지 사건은 외국인의 입장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평소 한적한 항구 도시 블라디보스토크는 매년 9월 초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도하는 동방경제포럼을 전후로 그야말로 한철 장사꾼으로 변모한다.
우선 물가가 들썩인다. 평소 대비 많게는 10배 이상 뛴다. 그런데 웃돈을 얹더라도 원하는 것을 얻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게 숙소다. 러시아 정부가 매점매석하는 탓에 호텔을 직접 고를 수가 없다. 국력이나 기업의 가치, 개개인의 위상 등을 따져 최고급 호텔에서 머무를 영광을 주는 반면 반대의 경우는 상상 그 이상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원래 그런 곳'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아무런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유일한 5성급 호텔인 롯데호텔은 우리나라 롯데그룹 소유이지만 별 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무기력했다. 러시아 정부 덕분에 비싼 가격에 손님을 받아 반사이익을 누린 게 호재라면 호재였을까. 한국에서 간 인사들은 평소 같으면 하루 숙박료 5만원이면 충분할 여인숙급 호텔을 30만원씩 주고 묵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올해 들어 한국인 관광객이 부쩍 많이 찾는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유명세를 타면서다. 한 시간 시차, 60일 무비자, 무엇보다 3시간도 안 돼 '유럽'이라는 곳에 당도한다는 심리가 여행객의 구미를 당기는 듯하다.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는 부산을 쏙 빼닮아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유럽식 건물이 풍기는 냄새도 제법 유럽스럽다. 애주가라면 진한 보드카의 향에 취해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을 더 한다. 하지만 오랜 군사 도시로서 폐쇄성이 주는 위험 요소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택시 뺑뺑이 돌리기, 소매치기, 동양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등 후진스러운 민낯도 함께 확인하는 계기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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