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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의 Aging스토리]①웰다잉, 왜 존엄사를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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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간에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다만, 그 시기가 서로 다를 뿐 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멋지고 아름답게 맞이하고 싶은 것이 모든 인간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래서 '웰다잉(Well Dying)'이 중요합니다.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일컫는 말이 웰다잉입니다. 삶의 마지막에서 죽음을 스스로 미리 준비하는 것은 자신의 생을 뜻깊게 마무리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도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이 되면서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존엄사를 선택한 해외 저명인사들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웰다잉'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호주의 최고령 과학자였던 104세의 데이비드 구달 박사는 고향 호주를 떠나 존엄사가 허용된 스위스를 찾아가 약물주사를 맞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구달 박사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선택할 음악은 베토벤 교향곡 9번의 마지막 부분(환희의 송가)일 것이다. 나의 선택이 안락사에 대한 자유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죽음을 즐겁게 받아 들였습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41대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아내 바버라 부시(92세)여사가 연명치료를 받지 않고 존엄사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가족들에게 연명치료를 안 받겠다고 선언했던 그는 호스피스 치료를 받으며 편안히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 12명의 카운슬러나 고문으로 일했던 복음전도사 빌리 그래함 목사도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지난 2월 99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습니다. 그래함 목사의 아내 루스도 2007년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존엄사를 선택했습니다. 남편도 아내와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이에 앞선 2009년 영국 BBC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지휘자였던 에드워드 다운스(85세)는 당시 점점 귀가 먹고 눈이 보이지 않자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도 그를 돌봐왔던 아내(74세)와 함께 스위스로 떠나 부부가 함께 존엄사를 선택합니다.

많은 미국인의 존경을 받고 있는 존 매케인(81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도 '웰다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그는 자서전에서 "오늘날 정치의 문제는 겸손(humility)의 결핍이다. 그것이 사라지면 우리 사회는 갈가리 찢어지고 말 것"이라면서 미국의 정치판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처럼 생의 마지막에 다다른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뜻을 미리 밝혀두는 일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오랜 문화로 정착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웰다잉'의 개념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존엄사법의 시행이 웰다잉에 대한 고민을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웰다잉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②웰다잉, 준비할 수 있는 이별' 편에서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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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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