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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청와대 국민청원, 남녀 대결과 공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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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 사이트, 성 차별 문제 공론의 장 형성
남초 커뮤니티 폐쇄·호칭 개선·어머니 성 따르기·낙태죄 폐지 등
"여성, 차별적 구조에 대해 저항하고 있는 새로운 문제제기 방식"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청와대 국민청원, 남녀 대결과 공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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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청와대 사이트 국민소통 광장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남녀 문제를 다룬 청원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남녀 간 성 대결을 부추긴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스스로 글을 올리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성 차별 문제에 대한 공론의 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추천을 많이 받은 국민청원 중 남녀가 연관된 문제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남녀 관련 내용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청원은 8월 말 남성만 지고 있는 국방의 의무를 여성도 의무 이행에 동참하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청원을 시작으로 성 차별 문제에 관련된 글들이 게재되기 시작했다.

추석 명절 기간에는 '일간베스트' 사이트를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일간베스트는 대표적인 '남초(남성이 여성을 초과)' 인터넷 커뮤니티다. 청원 글에는 명절 기간 '사촌'이란 단어만 검색해도 몰래카메라 관련 게시글이 커뮤니티에서 많이 올라오고 이를 희롱하는 댓글도 올라온다고 언급돼 있다.
여성이 결혼 후 불러야 하는 호칭 개선을 청원한다는 글도 있었다. 여자가 결혼 후 시댁에서 부르는 호칭엔 대부분 '님'자가 들어가는데 남성이 결혼한 후에 처가의 호칭엔 '님'자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출생시 합의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데 이는 남성우월주의 인습일 뿐이라며 아이가 태어날 때 어머니의 성을 따르는 것을 기본으로 하자는 청원의 글도 약 1만4000건의 추천을 받았다.

청와대 사이트 청원 게시판 추천 순 목록 중 일부

청와대 사이트 청원 게시판 추천 순 목록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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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낙태죄 폐지 청원을 위해 자연 유산 유도약을 합법으로 인정해달라는 청원의 글도 올라왔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와 출산 당사자, 국가 모두에게 비극이라며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유도제를 도입해달라고 주장했다.

청원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게시판이 남녀 성별 대결의 전쟁터로 보기 보다는 남녀 문제가 공론화 되고 있는 소통의 장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교 교수는 "과거에는 여성 단체들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아젠다 세팅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스스로 자각하고 성 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느끼는 여성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보다 조직화하고 있다"면서 "남녀는 동등한 권력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대결이 아니며 차별적 구조에 대해 저항하고 있는 새로운 문제제기 방식"이라고 말했다.

손희정 연세대 젠더연구소 연구원은 "군대 문제만 올라왔을 때만 해도 남녀 간 전쟁이 확장되는 양상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여성들도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공론화 할 수 있다는 소통의 가능성을 얻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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