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오른쪽 윙백' 이청용, 다시 한번 시험대

국가대표 팀 훈련에 참가한 이청용(맨 오른쪽). [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이청용(29·크리스털팰리스)이 오른쪽 윙백(Wing-back)으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엔느 티솟 아레나에서 모로코와 친선경기를 한다. 이청용은 지난 7일 러시아 모스크바 VEB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친선경기(한국 2-4패)에 이어 오른쪽 윙백으로 경기에 나간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47)은 "이청용에게 다시 오른쪽 공격과 수비를 맡긴다. 지난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생각 이상으로 잘해줬다"고 했다.

이청용은 지난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나가 도움 두 개를 기록하며 공격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후반 43분 오른발 크로스를 올려 권경원(25·톈진 취안젠)의 헤딩골, 후반 45분 침투패스를 해 지동원(26·FC아우크스부르크)의 골을 도왔다.

하지만 수비 능력은 점검하지 못했다. 러시아의 왼쪽 공격이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 이번 모로코와의 경기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박찬하 JTBC 해설위원(35)은 "오른쪽 윙백 이청용은 대표팀에 장기적으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수비가 중요한 풀백으로는 아직 의구심이 있다"고 했다.

조광래 대구FC 단장(63)은 2004년 FC서울에 입단한 이청용을 윙백으로 경기에 내보냈다. 조 단장은 "이청용은 여러가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윙백은 시간을 두고 실험하며 수비 경쟁력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월드컵 본선에는 수준급 측면 공격수들이 많다. 이들을 상대로 몸싸움, 개인기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모로코와의 경기는 좋은 기회. 공격형 미드필더 노르딘 암라바트(30·CD레가네스), 왼쪽 수비수 아치라프 하키미(19·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왼쪽이 날카롭다. 모로코가 지난 8일 홈인 카사블랑카 모하메드경기장에서 열린 가봉과의 러시아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C조리그 다섯 번째 경기(모로코 3-0승)에서 넣은 세 골 중 두 골이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통해 나왔다. 이청용이 얼마나 봉쇄하느냐에 따라 모로코와의 경기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크리스털팰리스 지역 매체 '크로이돈 어드버타이저'는 지난 8일 "소속팀에서 벤치로 밀린 이청용이 대표팀에서는 포지션을 바꿔 도움 두 개를 하며 맹활약했다"며 주목했다. 포지션 변화는 소속팀 입지를 넓힐 기회도 될 수 있다. 이청용은 올 시즌 크리스털팰리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정규리그 두 경기, 리그컵 두 경기에만 나갔다.

날개 공격수가 수비수로 변신하는 일은 축구에서 흔하다. 성공사례들도 많다. 역대 우리 대표 선수들 중에서도 이영표(40·왼쪽 미드필더→왼쪽 수비수), 차두리(37·오른쪽 공격수→오른쪽 수비수) 등이 그랬다. 이청용도 가능하다. 이청용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감각이나 컨디션에는 큰 문제가 없다. 대표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와 역할을 잘해낼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