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노벨상]중력파 관측 우리 연구팀도 14명 있다

중력파 연구에 정부 지원 뒤따라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기분 좋죠. 연구한 보람을 느낍니다."

이형목 서울대 교수는 '라이고 중력파 연구팀'이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이 교수는 한국 중력파 연구 협력단을 이끌고 있다. 중력파 검출기인 라이고(LIGO) 프로젝트에 이 교수를 포함해 우리나라 연구팀 14명도 함께 하고 있다.

라이고는 거대 프로젝트로 전 세계 약 1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노벨물리학상은 실제 이들 모두에게 영광이 돌아간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 중력파 연구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지원이 없다보니 이 분야에 뛰어들어 연구를 하겠다는 전문가들이 없는 상태이다.

▲이형목 교수

이 교수는 "중력파 검출 장치는 정밀한 실험장치"라며 "실험하는 과학자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중력파와 관련해 우리나라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과학이 추구했던 '추격자' 모델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중력파 연구를 위해서는)장비도 있어야 한다"며 "시작하고 싶어도 지원받기 힘들고 남의 것을 따라가는 전략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10년이 걸릴지, 20년이 될지 모르는 프로젝트에 정부가 선뜻 지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인력을 키울 수 있는 시스템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노벨물리학상의 상금은 라이너 와이스 교수가 50%를 가지고 배리 배리시, 킵 손 교수가 나머지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력파 연구에 그동안 라이너 와이스 교수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라이너 와이스 교수는 라이고 개념을 처음 도입했고 이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해 보인 인물이다. 약 10년 동안 노력한 끝에 미국 과학재단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후 배리 배리시 교수가 라이고에 합류했다. 그는 입자물리학자이다. 킵 손은 잘 알려져 있듯 일반 상대성 이론의 대가로 손꼽힌다.

▲중력파 천문학 시대가 열리고 있다.[사진제공=NASA]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