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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사법부 지형…진보로 무게중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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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이 파격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법조계에서 전통으로 굳어진 사법연수원 기수와 서열, 경력을 깬 인사라는 점에서다. 또한 개혁 성향이 강한 진보적 인사를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해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사법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김 후보자 지명은 사법권력 지형 변화의 신호탄이다. 사법권력 지각변동은 보수에서 진보로의 무게중심 이동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상훈ㆍ박병대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역대 다섯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지난달 임명된 박정화 대법관은 김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법원 내 진보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그는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징계해고를 당한 쌍용자동차 직원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고 처음으로 판결하는 등 진보 성향으로 평가된다.

조재연 대법관 역시 상고와 야간대학을 나와 판사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20년 이상 변호사 생활을 해 대법원 구성원의 다양성 측면에서 변호사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보수 성향이 강한 양승태 대법원장이 대법관추천위원회가 추린 인물 중 이들 두 명을 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 것이지만 정권 교체 이후 부터 사법부 지형변화는 예고된 셈이었다.
헌법재판관과 헌재소장 인선에서도 현 정부의 진보적 색채는 그대로 드러난다. 야당의 반대로 인한 진통 끝에 이달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서는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여성ㆍ노동ㆍ아동ㆍ인권,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 등에 앞장 선 변호사 출신이다.

이 후보자는 연수원 수료 이후 잠깐 검사로 근무했지만 법조인 생활 대부분을 변호사로 보냈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호주제 폐지, 인터넷 실명제,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다수의 헌법 소송을 대리하며 공권력 견제와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를 '인권 변호사'로 소개했다.

진보적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한국여성단체연합 노동위원회 감사,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의 경력도 그의 성향을 대변한다.

문 대통령의 지명 이후 석 달째 국회 인준 문턱에 걸려있는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도 대표적인 진보성향 재판관이다. 야당의 강한 반대는 역설적으로 그의 성향을 설명한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건에서 뚜렷한 소신을 밝혀 화제가 돼 왔다. 2014년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심판에서는 "통진당 강령이 민주 질서에 위배되지 않으며, 일부 당원의 행동을 당의 책임으로 귀속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재판관 9명 중 홀로 반대 의견을 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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