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문가들 "평생 매일 먹어야 건강이상"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산란계 농가에서 유럽에서 논란이 된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되면서 제72주년 광복절인 15일 '살충제 계란' 공포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전날 농림축산식품부가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과정에서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8만 마리 규모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되면서다.
이마트를 비롯한 일부 유통채널에서는 거래 농가를 대상으로 살충제 성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도 이날 자정부터 모든 산란계 농장의 계란 출하를 중지시키고, 모든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살충제 전수 검사를 진행중이다. 검사 결과 적합 농장은 검사 증명서 발급 후 계란 유통을 허용하고, 부적합 농장은 2주 간격으로 추가 검사를 실시(6개월 간 위반 농가로 관리)한 뒤 부적합으로 판명된 농장주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등에 따라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국제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할 경우 간장, 신장, 갑상선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에 검출된 피프로닐의 검출량이 소량인 만큼 위험성은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피프로닐 최소 섭취량은 몸무게 60㎏ 성인 기준으로 0.54ppm 수준으로, 계란 1개 무게가 대략 60g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양주시 농가에서 발견된 계란 245개 이상을 한번에 섭취해야 급성독성이 생길 위험이 있다는 것.
살충제 계란 파동의 원조격인 유럽에선도 유럽연합(EU) 기준치(0.72 mg/kg)를 네델란드 계란의 경우에도 이미 섭취한 경우에는 위험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전했다. 네델란드의 독성학자인 마틴 반 덴 버그는 현지 인터뷰에서 "(살충제 계란을)평생을 매일 먹어야 건강에 해로울 것"이라고 말했고, 독일의 식품 당국도 "의심스러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곧 건강에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BBC는 피프로닐 성분에 오염된 네델란드의 경우 아직까지 건강에 이상이 생긴 사례는 없다고 전했다.
유럽에선 최대 계란 생산국인 네델란드와 벨기에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됐는데 유럽위원회(EC)에 신고하지 않아 비난을 키웠다. 벨기에의 경우 지난 6월 계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된 것을 발견했지만 살충제 계란 논란이 시작된 지난달 말까지 함구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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