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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징계요구한 인천관광공사 사장 사표…인천시장 '봐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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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감사원으로부터 인천관광공사 사장에 대한 징계조치 통보를 받고도 미적거리고 있어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사 사장은 사직서를 제출한데다 감사 지적사항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눈총을 사고 있다.

19일 감사원 및 인천시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30일자로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을 '경고 이상' 수준으로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난 내용은 크게 두가지다. 황 사장이 인천관광공사의 인사규정에 위배되게 채용공고를 지시하고, 박람회 대행업체의 공금 횡령건에 대해 고발조치를 못하게 지시한 점이다.

감사원은 "황 사장이 2015년 경력직 2급 직원을 채용할 때 지원자 자격요건을 완화하도록 지시, 결과적으로 본인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일 때 함께 일한 부하 직원을 채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람회 대행업체 대표가 공금(3억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가 반환한 사실이 있는데도 '굳이 고발할 필요 없다'고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지시를 받은 직원들은 감사일 현재(지난 5월24일)까지 해당 업체를 고발 및 입찰 참가자격 제한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 등은 2급 경력직 채용공고가 황 사장의 측근을 위한 '맞춤형 공고'이며, 박람회 공금유용 사건또한 업무담당자인 사장 측근을 감싸기 위해 서둘러 무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결국 감사결과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가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감사원은 황 사장이 인천관광공사의 '인사규정'과 '임원 복무 규정'을 위배했다며 경고 이상 수준의 문책을 인천시장에게 요구했다.

관광공사 임원에 대한 문책은 해임, 경고 및 주의로 구분되는데, 황 사장에 대한 징계는 경고 또는 해임 중에서 처분이 내려진다. 관공공사 임원 복무 규정에 '경고'는 1월 이상 6월 이하의 감봉에 취해지며 '해임'은 퇴직금의 절반만 받게 된다.

관광공사 임원 문책은 인천시장에게 있고, 필요한 경우 공사 이사회 심의를 거쳐 시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인천시는 황 사장에 대해 문책하라는 감사원 통보를 받고도 20여일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결국 황 사장이 자신 사임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황 사장은 지난 17일 유정복 시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18일 별도의 퇴임식 없이직원들과 인사만 나누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사장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사임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황 사장이 스스로 사표를 내면서 결과적으로 인천시의 징계 처분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징계대상자에 대한 임면권자인 인천시장은 감사원의 징계처분 통보를 받고 한 달 이내에 조치를 해야 한다"며 "설령 (황 사장이)사표를 제출하더라도 징계 절차를 밟은 후에 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그동안 황 사장에 대한 징계 문제를 놓고 신중히 검토해왔을 뿐 결코 시간을 끌어 봐주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일축하면서도 징계 절차 없이 의원면직 처리도 가능하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과거 행자부 질의 회신에 따르면 감봉 등 경징계에 해당되면 의원면직 할 수 있다"며 "감사원이 경고 이상 징계를 요구했지만 관광공사 문책 규정에 경고는 감봉처분 하도록 돼 있어 황 사장에 대한 의원면직(사표 수리)이 가능한 지 감사원에 질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황 사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감사원 감사 지적사항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게 악의적으로 과장해서 알려진 면이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2급 경력직 채용과 관련해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인물을 뽑기 위해 규정상의 2급 채용 기준보다 훨씬 강화된 채용기준을 정했다"며 "채용과정은 후보자 9명을 대상으로 엄격하고도 공정하게 진행됐으나 우연히 과거 경기관광공사에 함께 근무했던 후보자가 합격했다"고 반박했다.

또 박람회 대행업체의 공금 횡령건에 대해서도 "출범 초기에 공기업이 고발조치 등으로 인해 법적분쟁에 휘말리는 것이 공사 이미지에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자의적인 해석을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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