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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친구 가두고 집단폭행…학교에 알리면 가만 안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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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광주 남구 S여고 학생 5명 '뒷담화 했다'는 이유로 '집단 폭행'
'교사들 심폐소생술 교육'…자리 비운 틈타 화장실에서 '무차별 폭행'
주먹·발길질·대걸레로 수차례 폭행…"선생님께 알리면 가만 안두겠다"


[아시아경제 문승용 기자] 지난 8일 오후 1시 40분께 광주광역시 남구 S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화장실로 끌려가 이 학교 동급생 5명으로부터 주먹과 발길질, 대걸레 자루로 수차례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제가 무릎을 꿇지 않으면 몇 시간 동안 화장실에 더 있을 걸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습니다. 너무 치욕스럽고 억울해서 눈물이 나고, 온몸이 덜덜 떨렸습니다. 무릎을 꿇은 저를 본 5명의 아이들은 재밌다는 듯이 낄낄대고 웃으며 "진짜 무릎 꿇었네, 자존심도 없나봐 머리를 더 숙여라" 등 수치스러운 말을 계속해서 내뱉었습니다.”

피해자 S학생은 지난 13일 기자와 만나 당시 상황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일 S여고 3학년 5교시 동아리시간. 이 학교 교사들은 외부강사를 초빙해 심폐소생술 교육이 있던 때였다. 학년 책임자를 둔 나머지 교사들은 모두 심폐소생술 교육에 참석했다.
S학생은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B학생과 마주쳤고 B학생은 S학생에게 "A가 너 부르는데?", A학생이 자신을 부를 일이 없다고 생각한 S학생은 "왜? 무슨 일 있어?" 라고 되물었다.

B학생은 "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너 오라고 했어"라며 S학생이 이용한 화장실 정 반대쪽에 위치한 이과 쪽 화장실로 S학생을 데려갔다.

S학생은 별일 아니라는 생각으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이과쪽 화장실에는 A, C, D, E학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S학생을 데려간 B학생이 화장실 문을 닫자 A학생은 S학생 코앞으로 다가오며 "니가 내 뒷담 깠냐?" 라고 물었다.

S학생은 평소 "A가 너 때린다고 말하고 다닌다"라는 말을 친구에게 전해 들었던터라 큰 일이 벌어질 것을 직감했다.

A를 험담한 적도 뒤에서 욕을 한 적도 없었다는 S학생은 "내가 언제 너 뒷담화를 했는데, 도대체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했는데?"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A학생은 “네가 상관할 바 아니라고 했냐고 안 했냐”고 물었고 S학생은 "누가 그랬는데, 너가 오해한 부분이 있으면 내가 말해 줄게"라고 말하자 A학생은 "필요 없고 했냐고 안했냐고"라며 계속 물었다.

S학생은 그동안 A학생에게 당한 제 친구들이 있으니 "난 모르겠고, 너가 애들한테 하는 행동이 잘못됐으니까 애들이 그러는 거겠지"라고 말을 하자 A학생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욕을 했고, S학생의 왼쪽 뺨을 사정없이 때렸다.

S학생은 너무 갑작스러운 A학생의 폭력에 당황해 A학생의 머리를 같이 잡았다고 밝혔다. S학생과 A학생은 서로 "니가 먼저 놔라" 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 때 S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간 B학생도 S학생의 머리를 잡았다는 것.

특히 “A·B학생은 S학생의 배와 다리를 발로 계속 찼다. A학생은 분이 안 풀린 듯 S학생을 주먹으로 얼굴과 어깨, 가슴을 수차례에 걸쳐 때렸고, 얼굴과 목, 두피를 손톱으로 팠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S학생은 “쇠로 된 밀걸레 자루로 8차례 가량 폭행을 당했다”며 “A·B학생에게 폭행 당할 당시 머리가 아래로 내려진 상태였고 바닥을 보고 있어서 그 이상 무엇도 볼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두 명의 학생이 S학생의 다리를 걸어 넘어트리려고까지 했다는 것. S학생은 “여기서 넘어진다면 밟힐 거 같아 넘어지지 않으려고 다리에 힘을 주며 안간힘을 썼다”고 부연했다.

이 뿐만 아니라 “A·B학생은 S학생의 머리채를 잡고 몇 차례 흔든 뒤에 놓았다”고 말했다.

머리가 산발이 된 S학생은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며 A학생은 “빌빌 기어오르네, 니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냐?, 니가 뭐라도 된 줄 알고 나한테 대 드냐? 등 S학생에게 언어폭력과 수치스러운 말을 계속해서 내뱉었다”고 밝혔다.

5명의 학생에게 둘러 쌓인 S학생은 무섭다는 생각에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A학생은 S학생에게 “‘먼저 쳐라’며 S학생에게 팔을 가져다 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학생은 C학생에게 "넌 걔 몇 시간 만에 무릎 꿇렸냐"고 물었고 C학생은 "난 두시간정도 걸렸다"라는 말을 주고 받았고 A학생은 “그럼 나도 학교 끝날 때까지 계속 이러고 있어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S학생은 이 말을 듣고 “무릎을 꿇지 않으면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 아이들과 몇 시간 동안 화장실에 더 있을 걸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그 순간 무릎을 꿇은 S학생은 “너무 치욕스럽고 억울해서 눈물이 나고, 온몸이 덜덜 떨렸다. 무릎을 꿇은 저를 본 5명의 아이들은 재밌는 듯이 낄낄대고 웃으며 "진짜 무릎 꿇었네, 자존심도 없나봐 머리를 더 숙여라" 등 수치스러운 말을 계속해서 내뱉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B학생은 S학생에게 “A에게 죄송하다 말을 해라”고 했다는 것. S학생은 “무엇이 죄송한 일인지, 같은 동급생에게 왜 내가 죄송하다 해야 하는지, 왜 이유없이 집단폭행을 당해야하는지 정말 궁금하고 억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S학생은 “사과를 안하면 또 때릴 거 같아서 '미안'이라 말을 했고, B학생은 '더 정중하게 말해라'고 재차 협박했다는 것이다.

S학생은 그 상황에서 단 일초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심정으로 '미안해'라고 정중히 말을 했다. 그러자 그 학생들은 S학생에게 “이제 나가라, 선생님한테 이르면 가만 안두겠다”고 겁박했다고 강조했다.

S학생은 “여기서 엄하게 벌을 주지 않는다면 가해자들이 더 당당해질 것이고 피해자인 저는 학교를 다닐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라며 “저와 제 친구들이 입은 피해가 억울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라면서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광주시교육청 생활교육과 관계자는 "피해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S여고에 학교폭력위원회 조기 개최를 지시하고 가해 학부모를 만나 문제의 심각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해 모든 사안이 빠짐없이 위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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