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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오류서 배웠다…삼성, 기술 초격차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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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모바일·데이터 시대에도 제때 적응 못해 부진
삼성, 총수 부재 악재에도 '투자는 타이밍'…낸드에 집중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 역대 최대 규모인 2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것은 후발 사업자와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분야에 대한 투자 최적기를 '2017년 한해'로 보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가 '반도체 왕국' 인텔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쾌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너십 부재의 인텔이 공격적인 투자를 실행하지 못한 채 PC 시절에 안주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삼성에겐 반면교사라는 것이다.

인텔과는 달리 삼성의 빠른 의사 결정과 과감한 투자 등의 경영판단은 반도체 산업을 재편하는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공격적 투자가 원동력…2분기 세계 1위 인텔 제친다=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2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텔은 1991년부터 2017년 1분기까지 26년간 매출 기준 반도체 1위를 지켜왔다. 메모리 위주였던 삼성전자는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메모리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2분기부터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추이라면 연간 실적에서 인텔을 제치고 삼성이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10조원 이상 투자한 반도체 기업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단 두 차례(2009년ㆍ2011년)를 제외하고는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총수의 의지와 과감한 결단에 따라 불황속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반대로 인텔은 모바일 시대에 이어 데이터 시대에도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1분기에 인텔 시장점유율은 13%, 삼성전자 시장점유율은 9.1%였으나, 17년 1분기에는 인텔 14.7%, 삼성전자 13.4%로 시장점유율 격차가 1.3% 포인트로 좁혀졌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2분기에는 메모리 부문 실적 개선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15%로 상승하면서 인텔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인텔은 1970년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나 1985년 D램 시장을 포기하고 중앙처리장치(CPU)등 시스템 반도체에 주력했다. 하지만 PC 시장이 침체되고 서버 시장에서도 엔비디아와 AMD 등 그래픽 반도체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1분기 인텔은 실적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이 강조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인텔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에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상황이 간단치만은 않다.

블룸버그는 "이번 실적을 서버 사업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기대를 밑도는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PC 시장의 축소로 사업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시대'…물 만난 삼성, 낸드에 집중 투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7.1%의 점유율로 2위 도시바(18.3%)와의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리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량이 모자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4세대(64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하는 등 기술도 선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른바 '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는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물량을 확대하면서 후발 사업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는 평택 고덕산업단지의 낸드플래시 18라인을 지속적으로 증설하는 한편, 화성의 '나노시티'는 D램과 시스템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말부터 2019년까지 화성의 낸드 캐퍼(생산 능력)를 평택으로 옮기고 화성은 D램과 시스템반도체에 집중하는 단지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화성 H3(가칭), 평택 상층, 평택 2기, 시안 2기 부지 공사로 메모리 투자는 전년 10조5000억원에서 20조 이상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생산 규모 확대가 일시적으로 제한되더라도 화성과 평택 각 단지의 장비와 인력을 동일 제품으로 효율화해 2~3년 후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17년 시설투자 총액은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30조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부문에서 평택 공장 1층 전체에 3D 낸드 장비가 완비되고 시스템LSI 투자도 활발하게 전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평택 18라인의 3D 낸드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웨이퍼 투입 기준 월 7만장의 생산 능력을 월 10만장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18라인 2층에 클린룸을 조성하고 중국 시안 2공장에 대한 증축도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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