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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제재 충격 성공적으로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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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연구원들 공동보고서…중국의 암묵적이고 전략적인 지원 덕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충격을 성공적으로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미국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가 8일 발표한 '김정은 정권의 운영구조와 경제실태 분석'이라는 제하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장마당'이라는 시장과 중국의 암묵적이고 전략적인 지원 덕에 경제제재 충격을 관리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 저자들은 북한의 배급체계가 오래 전부터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현재 북한 경제의 상당 부분이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경제정책은 체제안정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통제함과 동시에 확대하는 것이다.

이로써 장마당이나 '돈주'같은 시장 운영체제가 북한에 널리 확산했고 활동 분야는 다양해지고 있다. 그 결과 당과 군은 민간 부문에 더 의존하게 됐다. 이에 보고서 저자들은 북한이 과거 계획경제로 돌아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대학 국제정치연구소의 진창이(金强一) 소장은 지난달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북한 장마당이 1980년대 중국의 시장경제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평했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폐쇄된데다 경제제재까지 받고 있으나 장마당 경제는 과거 몇몇 중국 도시의 시장화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배급체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주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만든 게 장마당이다. 진 소장은 "이제 북한 정권이 장마당을 막을 순 없을 것"이라며 "북한에서 권력과 시장이 결합하는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정치세력도 시장 덕에 이득을 챙기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시장경제를 없애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진 소장의 설명이다.

중국의 암묵적ㆍ전략적인 대북 지원은 공식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의 원유ㆍ식량 지원 덕에 북한은 경제제재의 충격을 성공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보고서 저자들은 중국이 경제제재 충격을 계속 희석해주기만 하면 북한이 이를 잘 관리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장마당이 북한 주민들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도 장마당만으로 북한 경제를 크게 발전시킬 순 없다고 지적했다.

호주국립대학의 레오니드 페트로프 교수는 "이동과 의사소통의 자유 등 기본적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장마당이 아무리 늘어도 산업화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북한 정부가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킨 뒤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서고 관련 경제 규정도 정비해야 경제의 장기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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