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서울시가 중구 회현동 일대 50만㎡를 북촌과 같은 명소로 만드는 도시재생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남산과 명동, 남대문시장 등 주요 명소가 밀집된 옛 남촌 일대를 5대 거점을 중심으로 살려내고 서울로7017과 남산을 연결하는 도심 보행네트워크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서울시가 발표한 '남촌재생플랜'은 남산촌락(남산에서 함께 살고 노닐다)이라는 비전 아래 3개 부문, 15개 세부사업으로 추진된다. 내년까지 158억원이 투입된다.
우리은행 본점 앞에 있는 회현 은행나무는 회현동 입구에서 50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선시대 12명의 정승이 배출됐다는 마을의 보호수로 덕분에 회현동은 선비의 마을로 불렸다. 서울시는 이 주변 4779㎡를 보행 중심 통합광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단원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의 집터로 추정되는 곳은 강세황 선생의 이야기와 남촌의 문화를 담은 기념공간으로 재생한다. 현재 이곳에 있는 구립경로당은 내년 이전한다.
20세기 초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근현대건축자산 밀집지역에는 건축자산을 고쳐 다시 쓰는 도시재생 방식으로 주민 스스로 가꿔나갈 수 있도록 지원시설(앵커시설)을 설치한다. 옛 골목길은 담장·벽면 개선, CCTV 설치, 야간조명 설치 등을 통해 우선 정비한다. 또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리모델링을 거쳐 장기임대 주거와 창작 공유형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5대 거점을 남산, 서울로7017, 명동 등 주변 명소와 이어지도록 5개 보행중심가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남대문시장~서울로7017~백범광장을 연결하는 소월로(연장 350m)와 회현역~남산을 잇는 퇴계로2길(250m)에는 안내판 등 유입시설을 설치한다. 남산 옛길인 퇴계로4길(회현역~회현 은행나무, 360m)과 퇴계로8길(회현역~회현 제2시민아파트, 578m), 퇴계로12길(회현 은행나무~강세황 집터, 368m)은 간판 정비와 보도 확보 등 가로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주민과 상인이 주도적으로 남촌의 정체성을 만드는 작업을 병행한다. 옛길과 건축자산을 활용한 탐방로 조성, 남산 백범광장, 은행나무 축제와 연계한 '남촌 축제' 상설화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15개 세부사업 중 근현대건축자산 밀집지역 내 도시재생지원시설인 '남촌 앵커시설'과 남산공원 생태 숲 놀이터를 올해 마중물 사업으로 진행한다. 남촌 골목 가꾸기와 강세황 집터 안내판 설치, 남촌 보행중심가로 중 퇴계로12길 조성도 연내 마무리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달 중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마련하고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도시재생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월 중 고시할 예정이다.
진희선 도시재생본부장은 "철길로 끊어졌던 서울역 일대를 보행길로 연결하는 서울로7017 개장으로 그동안 소외됐던 회현동 일대 종합 재생도 새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남촌재생플랜을 통해 옛 남촌, 회현동이 북촌과는 다른 특색있는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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