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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파면]시청각 수업하던 고교 교실도 "와 탄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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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현장 교육' vs '정치적 중립 지켜야" 논란은 남아

[대통령 파면]시청각 수업하던 고교 교실도 "와 탄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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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날인 10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김현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날인 10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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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이민우 기자] "와 대통령 탄핵이다!"
10일 낮 11시21분, 서울 강북의 한 고등학교 교실이 30여명 남짓한 학생들의 고함 소리로 가득 찼다. 의자 위로 올라선 남학생들은 발을 구르며 박수를 치고, 일부는 책상을 두드리며 야단을 떨다 교사의 지시를 받고서야 흥분을 가라앉혔다.

학생 최모(18) 군은 "교실에선 핸드폰을 사용하지 못해 인터넷 뉴스도 확인할 수 없는데, 쉬는 시간부터 켜놓은 TV를 3교시 과목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끄라는 말도 없이 함께 보셨다"며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선고문을 다 읽는 20분 동안 수업시간보다 더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순간, 일선 학교 현장에서 수업중이던 상당 수 학생과 교사들도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과정을 지켜봤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교실 내 TV로 생중계하는 것을 두고 교육계 일각에서 "살아 있는 현장 교육이니 시청해도 된다"는 의견과 "학교는 정치에 휩쓸려서는 안되니 부적절하다"는 입장이 맞섰지만 어느 쪽도 강요할 수는 없는 사안이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예정된 수업을 시청각 교육으로 변경하고 6학년 아이들에게 TV를 틀어줬다. 종종 수업 중에도 교육용 영상 자료를 활용하지만 생방송을 시청하기는 처음이다.

학생들도 "대통령이 탄핵되는지 아닌지 궁금하다"며 두 손으로 턱을 괸 채 탄핵 심판 전 과정을 지켜봤다.

이 교사는 "아직 어린 아이들이 탄핵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긴 어렵겠지만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를 기억하게 해 주고 싶었다"며 "정치적 성향을 떠나 살아 있는 역사의 순간을 학생들과 함께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학기를 맞은 대학 캠퍼스에서는 학생들이 잠시 수업을 중단하고 TV에 눈과 귀를 고정했다.

연세대학교 2학년 홍모(22) 씨는 "교양 수업을 듣는 중 교수님이 강의를 미루고 TV를 연결해 함께 생중계를 지켜봤다"며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기 때보다 더 가슴이 떨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김모(24) 씨는 "법대 수업을 듣고 있어 중계를 함께 보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교수님은 그냥 묵묵히 수업을 하셨다"며 "다만 학생들에게 (몰래) 중계방송 보다가 결과 나오면 알려달라고 하셔서 폭소가 터졌다"고 전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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