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저와 미국은 인연이 있나 봅니다. 미국 출장만 오면 눈에 띄는 매장이 '보스턴 마켓(미국의 프랜차이즈 업체)'인데, 제가 마니커에서 일하던 시절 '한국으로 수입해오라'는 미션을 받은 곳이기도 하죠. 당시 검토 결과 해외 브랜드가 한국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신 저만의 독창적인 치킨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됐죠."
맥도날드, KFC의 성공스토리를 공부하며 창업을 꿈꾼 '치킨왕' 윤홍근 제네시스BBQ그룹 회장. 한국에서 '치맥(치킨+맥주)'이라는 문화를 확실히 구축한 윤 회장이 이제는 미국시장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KFC를 넘어 맥도날드와 경쟁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직영점을 낸 것.
윤 회장은 "미국이 치킨의 본고장이긴 하지만, 한국의 치킨은 다양한 맛과 메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2020년 미국 내 1만개 가맹점, 전세계 5만개 가맹점을 개설해 맥도날드를 추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로드샵 뿐 아니라 야구 경기장, 대형마트에도 입점하는 형식을 병행한다. 맨해튼, 보스턴 매장에 이어 현재 미국 곳곳에 지점을 열기 위해 50개주에서 모집받고 있다.
왜 하필 미국일까. 애초에 이기기 어려운 게임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윤 회장의 판단은 다르다. 그는 "한국인은 현재 1년에 1인당 치킨 소비량이 13마리 수준이지만 미국은 45마리를 소비한다"며 "주식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다양한 메뉴와 함께 판매한다면 충분히 승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연 매장에서 떡볶이, 밥버거, 컵밥 등을 함께 판매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해외 진출엔 어려움도 많았다. 중국에 진출하며 손잡은 현지 파트너 기업은 도중에 계약을 깼고, 최근 중국 매장들은 사드(THAAD) 문제로 타격도 입었다. 항저우 매장의 경우 최근 매출이 50%나 하락했다. 배달 전단지가 '불온유인물'이라는 오해를 받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윤 회장은 "중국법인을 단독법인이 아닌 합작법인 형식으로 바꾸기 위해 계속 타진 중"이라고 전했다.
맨해튼 직영점 역시 절차가 복잡해 내는 데 꼬박 5년여가 걸렸고, 비용도 비쌌다. 맨해튼 지점의 경우 하루 매출 3만~4만달러를 내야 유지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의 포부는 강하다. 그는 "코빌라이제이션(Kobalization, Korea+Globalization)을 추구해 한국의 치킨도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경기도 이천에 있는 치킨대학 교육과정도 더 확대해 인력교육도 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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