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출신 강성필씨, KBC농구교실 8년째 운영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왕년의 농구스타 강성필(49) 씨는 호주 시드니에서 제 2의 농구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KBC농구교실'을 열고 8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동포 2세 어린이 회원 네 명으로 시작한 KBC에서는 27일 현재 150여 명이 농구를 한다. KBC는 동포들 뿐 아니라 호주사람들과 중국인들도 한 데 어우러져 운동하는 시드니의 유명 클럽이 됐다.
강 씨는 "회원들은 모두 내가 가르쳐왔다. 그러나 요즘은 회원 수가 늘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강씨는 "은퇴하자마자 호주로 이민을 가 10년 동안 문구 사업을 했다. 먹고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농구를 잊을 수는 없었다. 여러 차례 망설이다 결행한 농구교실은 내 삶의 활력소가 됐다"고 했다. 그는 "KBC를 운영하며 클럽 스포츠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KBC는 올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패러매타에서 열린 아마추어농구대회에서 12세, 14세, 16세, 18세팀이 모두 우승했다. 강성필 씨는 "처음에는 키도 작고 뚱뚱하고 컴퓨터만 하던 아이들이었다. 그런 친구들이 기본기를 배우니 달라졌다. 부모들도 패스나 레이업슛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 한다"고 했다.
"일반 학생들도 드리블, 패스, 레이업, 슈팅 등 기본기와 이론을 알려주고 농구에 맛들리게 해주면 빠르게 성장한다. 누구나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강성필 씨는 "엘리트 체육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호주는 클럽, 생활 체육이 활성화돼 있다. 멜버른엔 서른 개 이상 체육관마다 농구코트가 열여덟 개씩 있고 쉰 개 이상 학교, 클럽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리그도 매주 열린다"며 "한국이 호주처럼 하려면 경기장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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