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전문가 박상기 교수가 정부·靑에 던지는 따끔한 충고
박 교수는 3일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소심한 것으로 보이며, 상황 대응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정치하는 사람' 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다"면서 "현재의 위기, 정치혼란은 바람직하지 않아 이런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 송도에 있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와 연세대학교에서 협상학 담당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한양대학교에서 협상을 가르치는 한편,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과 언론 인터뷰로 밤낮 없이 바쁘게 뛰고 있다.
박 교수는 그동안 한국에서 큰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 협상이라는 관점에서 칼럼을 자주 써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는 평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일부 제품의 배터리에서 결함이 발견된 갤럭시노트7에 대해 전면리콜을 결정하자 박 교수는 " IT업계에서는 고전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리콜 전략을 취하면서 해당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 고취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그는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중국이 대규모 경제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명쾌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사드의 한국 배치를 우리 정부의 책임에 두지 말고, 미국과 중국 양국의 협의 사안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 중국의 북한 제재 수위를 높이고, 미국의 사드 배치 혹은 철회를 중국과 미국의 합의하에 도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면서 "양국의 협상 와중에 한국이 조정자 역할을 함으로써 한국의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과정에서 용선료 인하폭이 알려지자 이를 질타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선박회사 경영진의 협상능력이 전무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면서 "가격 후려치기엔 결렬로 대응해야 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위기 해법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정치인은 말로 사는 만큼 질문을 받지 않고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식의 표현을 써서도 곤란하다"면서 "'자기 몸을 던지는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말과 표현을 쓰지 않는다면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기름을 끼얹는 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박 대통령은 국민 분노와 질책을 잘 알고 있으며 임기 후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몸을 던져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는다면 이 난국을 타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남은 임기 동안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일 한후 정정당당히 심판받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예수가 12사도를 골랐듯 신중하게 청렴결백한 최고의 인물을 골라 내각을 개편하고 최선을 다하는 '진심전략'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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