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ㆍ아랍인 공존 중재자…페레스 前이스라엘 대통령 별세

중동 평화 상징 인물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이스라엘 건국을 주도한 시몬 페레스 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3세.

페레스의 유가족은 이날 오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사랑하는 아버지이자 이스라엘 9대 대통령 페레스와 이제 작별 인사를 한다"면서 "그가 평소에 강조한 '언제나 내일을 생각하자'는 정신이 유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인은 2주 전 뇌졸중으로 병원에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중동 평화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히는 고인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존경받는 원로 정치인이기도 하다. 1959년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국방, 재무, 외무장관 등 정부 요직에서 자주국방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총리직도 2차례 역임했다.

1994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출범을 가져온 오슬로 협정을 성사시킨 공로로 이츠하크 라빈 당시 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2014년 퇴임 뒤에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공존을 추구하는 '페레스 평화센터'를 운영하며 대외활동을 계속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하나의 불꽃이 꺼졌다. 하지만 그가 우리에게 준 희망은 영원히 타오를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30일 국장으로 치러지는 장례식에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프란치스코 교황,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등이 참석한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