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협상 곧 시작
산업은행이 협약 개시 자체는 받아들이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번주 중 자율협약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KEB하나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이날 한진해운으로부터 추가 보완서류를 제출받은 뒤 채권단 100% 동의를 받아 오는 4일 협약 개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안과 부족 자금에 대한 확보안 등을 종전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협약 개시 자체는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총 부채는 5조6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금융권 부채는 7000억원대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선박금융 3조2000억원, 공모ㆍ사모 사채 1조5000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회사채(공모ㆍ사모)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5000억원으로, 이중 오는 6월말과 9월말로 만기 예정된 공모 회사채는 각각 1900억원, 310억원이다.
이번 자율협약은 현대상선처럼 용선료 인하와 비협약 채권에 대한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야 경영정상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조건부 자율협약이다.
용선료 조정과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동참이 자율협약 추진의 선결 조건인 만큼 어느 하나라도 무산될 경우 협약은 종료되고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로 돌입한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곧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에 나서고, 오는 19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만기 연장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이 올해 해외 선주들에게 지급해야 할 추정 용선료는 9288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진해운은 앞서 지난달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4112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자구계획안과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를 제출했다. 금융채무와 용선료, 항만이용료 등을 포함하면 상반기에만 약 5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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