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서울~뉴욕 50분 안에 갈 수 있을까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시속 1만2350㎞ 꿈의 비행기 '스크리머'…고속 비행시 고열·고압 버틸 소재 아직 없어

서울~뉴욕 50분 안에 갈 수 있을까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서울에서 미국 뉴욕까지 50분 안에 주파할 수 있는 '꿈의 항공기'가 개발되고 있다.

캐나다ㆍ미국의 산업디자이너 찰스 봄바디어와 레이 매티슨이 개발 중인 '스크리머(Skreemr)'가 바로 그것이다. 스크리머는 하이브리드 항공기로 비행 속도가 마하10(음속의 10배)에 이른다.
스크리머가 이렇게 빠른 것은 기존 제트 엔진과 다른 스크램제트(scramjetㆍ초음속 기류 속에서 연료를 연소시켜 추진) 엔진을 장착하기 때문이다. 산소를 무거운 산소통이 아니라 초음속 기류에서 직접 공급 받아 연소시키는 것이다. 기존 로켓에서 산소통을 없앤 것으로 보면 된다.

스크램제트 엔진의 기본 형태는 '깔때기' 모양이다. 넓은 입구에서 들어온 공기는 섭씨 1500~1700도의 고온ㆍ고압축 공기가 돼 마하5로 연소실에 흘러 들어간다.

공기는 연소실에서 분사되는 수소연료나 탄화수소연료를 자연 점화시켜 지속적으로 연소하게 만든다. 배기가스는 좁은 연소실에서 다시 넓은 엔진 후반부로 흘러가면서 팽창한다. 이때 강력한 추력(推力)이 생기는 것이다.
서울~뉴욕 50분 안에 갈 수 있을까 원본보기 아이콘


스크램제트 엔진은 기존 대형 여객기의 터보제트 엔진에 비해 100배의 추력을 발생시킨다. 압축기와 터빈이 필요 없어 엔진은 매우 간단한 구조를 갖게 된다. 게다가 날개가 돌지 않으니 진동과 소음도 대폭 준다. 이론상 스크램제트 항공기의 속력은 마하5~15다.

상용 스크램제트 항공기는 시속 1만2350㎞로 비행할 수 있다. 1969년 처음 비행에 성공한 1세대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보다 6배 빠른 셈이다.

2000년 7월 에어프랑스 소속 콩코드가 이륙 직후 폭발해 탑승자 109명 모두 사망한 뒤 콩코드의 안전성에 대해 의구심이 생긴데다 비경제적이라는 논란까지 일어 콩코드는 2003년 10월 24일 자취를 감췄다.

서울~뉴욕 50분 안에 갈 수 있을까 원본보기 아이콘


봄바디어는 최근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와 가진 회견에서 스크리머가 '새로운 유형의 항공기'라며 "하늘의 초고속 열차로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크리머는 대기 온도가 섭씨 영하 21도에 이르는 12~18㎞ 상공에서 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이는 일반 상용 여객기의 비행 고도보다 높은 것이다.

비행체가 음속을 돌파할 때 '소닉 붐' 현상으로 굉음이 생긴다. 항공기의 도시 상공 비행시 소닉 붐은 심각한 소음공해를 유발한다.

그러나 스크리머는 이륙 직후 도시 구간에서 초기 추력을 얻을 때 전자기력 가속 시스템에 의존한다. 금속 탄자를 전자기력으로 가속시켜 발사하는 무기인 이른바 '레일건(railgun)'과 같은 원리다. 따라서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후 바다 상공 비행시 스크램제트 추진 방식으로 변환한다.

서울~뉴욕 50분 안에 갈 수 있을까 원본보기 아이콘


75명이 탑승가능한 스크리머가 가까운 시일 안에 하늘을 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봄바디어는 "충격파 때문에 초음속 여객기가 저공 비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최적의 설계도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대기 상태와 지형의 각종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스크리머가 급가속할 때 받게 될 엄청난 중력을 승객이 감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다른 다음 문제는 열이다. 속도가 마하5에 이르면 기체 표면 온도는 섭씨 980도까지 치솟는다. 그러니 동체는 이런 고열을 견딜 수 있는 가벼운 재료로 만들어져야 한다.

봄바디어는 "이만한 고열, 압력, 구조적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는 소재가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며 "스크리머가 우리 생전에 선보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스크리머 개발비 역시 만만치 않다. 보잉 787 개발에 들어간 320억달러(약 38조8000억원)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스크리머가 개발된다면 보잉이나 에어버스와 전혀 다른 항공기로 탄생할 듯하다. 스크리머는 동체 옆에 작은 창이 있을 뿐 정면에 창을 내기기가 어렵다. 초고속으로 비행할 경우 정면에서는 섭씨 1100~1650도의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만한 열을 견뎌낼만한 투명 소재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정면에 창을 낼 수 없는데다 인간의 실수를 한 치도 허용할 수 없으니 스크리머는 조종사 없는 완전 자율 비행 항공기가 될 것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돈 없으면 열지도 못해" 이름값이 기준…그들만의 리그 '대학축제' [포토] 출근하는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 곡성세계장미축제, 17일 ‘개막’

    #국내이슈

  • '심각한 더위' 이미 작년 사망자 수 넘겼다…5월에 체감온도 50도인 이 나라 '머스크 표' 뇌칩 이식환자 문제 발생…"해결 완료"vs"한계" 마라도나 '신의손'이 만든 월드컵 트로피 경매에 나와…수십억에 팔릴 듯

    #해외이슈

  • 서울도심 5만명 연등행렬…내일은 뉴진스님 '부처핸섬' [포토] '봄의 향연' [포토] 꽃처럼 찬란한 어르신 '감사해孝'

    #포토PICK

  •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23일 사전 계약 개시 기아 소형 전기차 EV3, 티저 이미지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