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기러기는 이런 난제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그렇게 높이 날 수 있을까. 최근 연구에 의하면 험준한 지형을 따라 마치 롤러코스터 타듯 오르락내리락 하는 비행으로 넘는다고 한다. 높은 산을 만나면 심박 수를 높이고 날갯짓도 빨리해 단박에 정상까지 올라가고, 그 뒤엔 계곡 풍에 의지해 힘을 아끼는 전략으로 장거리 고공비행을 한단다.
그러다 체력이 떨어진 새가 낙오를 할라치면 건강한 다른 새 두 마리가 낙오하는 새를 도와 무리에 합류시킨다고 한다. 이럴 경우 전체 인도기러기떼의 비행속도가 떨어지지만 이런 '팀워크'가 있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여정을 마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친구가 일 못하는 직원 때문에 고민이라고 하기에 이 인도기러기 얘기를 들려줬었다. 돌아온 답은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 좀 그만 하라"는 것이었다. 불과 십 수 명으로 움직이는 조직에서 한 명 낙오한다고 두 명을 내려 보내 그 낙오 사원을 돌보게 하면 일은 누가 하냐는 얘기였다.
나름 명쾌한 분석을 했다고 속으로 뿌듯해 하는데 친구의 표정은 여전히 떨떠름했다. "세상이 그렇게 이상적으로 되면 얼마나 좋겠냐"며 인도기러기 얘기를 접어버렸다. 대단한 퍼포먼스를 내는 집단은 벤치마킹하기도 힘든가 보다.
전필수 증권부장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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